최태민의 ‘새마음운동’ 부활 시도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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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문화융성위 회의록-미르·K재단 예산 살펴보니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이 최순실 씨(60)의 부친 최태민 씨가 1970년대 후반 주도했던 ‘새마음운동’을 부활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3년 10월 1일 열린 제2기 문화융성위 2차 임시회의록에 따르면 “인문정신이 바탕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거 새마을운동처럼 ‘새마음운동’을 추진하여 생활 속에 인문정신과 생활문화가 확산되도록 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2014년 6월에 열린 문화융성위 3차 임시회의에서는 인문학 활성화를 위한 사업으로 “과거 육영수 여사의 고전서적 보급(자유교양협회 등) 등 대통령이 직접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일을 하셔야 국민적인 관심이 일어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수입 지출 예산서’에서도 ‘새마음운동’을 연상케 하는 항목이 등장한다. 두 재단은 똑같이 ‘한마음 프로그램’이란 항목에 액수도 같은 4억 원씩의 예산을 책정해 놓았다.

 융성위가 추진한 ‘새마음운동’과 미르·K스포츠재단의 ‘한마음프로그램’은 최태민 씨가 1970년대 후반 박근혜 당시 대통령 영애를 등에 업고 각종 부정과 비리를 저질렀던 ‘새마음운동’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씨는 대한구국선교단을 만들어 영애를 명예총재로 추대했고 이후 단체의 이름을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잇달아 바꿨다. 최순실 씨는 새마음봉사단의 대학생 총연합회장이었다. 새마음봉사단은 한때 여성 회원만 500만 명에 이르렀다.

 한편 문화융성위원회는 2013년 7월 설립 후 총 14차례 회의를 열었다. 회의록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여러 차례 최순실 씨 측근 차은택 씨(47)의 사업을 칭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11일 열린 회의에서 ‘생활문화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에 대한 토론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은 “방금 케이스타일허브를 돌아보고 왔는데, 다양한 콘텐츠가 잘 갖추어져 있고, 한식 체험 공간이 많아서 우리 문화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제와 관계없는 답을 했다. 서울 청계천로의 케이스타일허브에는 차 씨가 연출한 2015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의 한식 콘텐츠가 그대로 전시돼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새마음운동#새마을운동#최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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