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대통령 탄핵 반대 않아…사유 되면 절차 착수하면 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16시 01분


코멘트
유승민 “대통령 탄핵 반대 않아…사유 되면 절차 착수하면 돼”
유승민 “대통령 탄핵 반대 않아…사유 되면 절차 착수하면 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탄핵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국회가 탄핵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밝혔다.

대학 특강을 위해 16일 대구를 찾은 유 의원은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탄핵과 수사 등의 문제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 등이 주장한 박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제가 탄핵을 반대한다는 식으로 일부 기사에 난 것을 봤는데 저는 '탄핵 반대'라는 표현을 써본 적이 없다”며 “반대가 아니라 '지금은 당장 탄핵절차에 들어갈 시기가 아니다'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탄핵을 하려면 검찰 수사나 국정조사, 특검 수사에서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법률과 헌법을 위배했다는 범죄사실이 드러나야 한다. 그게 탄핵의 요건”이라며 “헌법 때문에 당장 기소할 수는 없지만 국회가 탄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탄핵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 사유가 발견되면 국회가 즉시 탄핵 절차에 착수하면 된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현 시국 해결책으로 탄핵에 앞서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야3당이 추천한 총리와 그 총리가 임명을 제청하게 되는 장관들로 하루 속히 내각을 구성해 국정마비가 없도록 하는 게 난국을 풀 첫 단추”라는 것.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대통령이) 변호인을 선임하고 나서 검찰 조사를 차일피일 연기하는 것은 국민 분노만 살 것"이라며 "검찰도 그런 식으로 협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등 당 지도부를 겨냥해 "지금 당 지도부가 대통령에게 맹종하고, 심지어 (국민의당)박지원 대표에게 충성하고 그런 걸 보면서 당 지도부가 한번이라도 국가와 당에 충성을 해 달라는 말을 해 드리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당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고 이렇게 버티는 것은 정말 하루하루 당을 망가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 지도부의 퇴진보다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을 촉구하는 이유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린다면 지도부 문제는 그 순간 바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당 지도부가 철저하게 종속변수로 기능하는 역할 밖에 안 해왔기 때문에 정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일각에서 제기한 자신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선 "당내에서 최정상의 권력에 맞선 유일한 사람"이라며 "야당의 저급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오게 된 데 대해 제가 박근혜 정부 탄생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작년 국회 연설에서 박수를 보내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때 아쉬워했던 야당이 최근 최순실과 저를 엮으려고 여러 가지 거친 말을 뱉어내고 있다. 저와 최순실을 엮어서 저의 정계은퇴까지 이야기하는 그런 정치공세가 시작되는 것을 보고 '야당이 드디어 유승민 죽이기에 나서는구나'라는걸 느꼈다"고 했다.

또 "제가 11년 동안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과 판단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왔는데 지금 와서 '최순실을 알았으니까 책임이 있지 않느냐. 그러니 정계은퇴를 하라' 그렇게 저급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며 야당 공세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절대 책임을 회피한 적이 없다. 만약 최순실을 알았다면, 그가 대통령 뒤에서 그런 국정농단을 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야당의 저급한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대통령을 믿고 뽑아준 대구·경북 시·도민이 느꼈을 수치심과 자괴감, 배신감을 생각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다"며 "박근혜 정부 탄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