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최순실 이어 트럼프 암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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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정국/트럼프 변수]트럼프와는 별다른 인연 없어 대미외교 강점 빛바랠 우려
일각 “다양한 인맥… 불리할것 없어”

 유력한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으로선 떨떠름해 할 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반 총장과 인연이 깊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미 대선에서 예상 밖으로 패했다. ‘연대설’까지 나왔던 박근혜 대통령도 ‘최순실 게이트’로 위기를 맞으면서 반 총장의 정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재임하던 2009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다. 반 총장의 한 측근은 10일 “반 총장이 클린턴 전 장관과는 긴밀하게 업무를 협의했었다”며 “서로 일정만 맞으면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관계”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클린턴이 당선되면 반 총장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라고 봤지만 전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클린턴 전 장관과의 인맥을 활용해 ‘강력한 한미동맹의 적임자’라는 점을 보여주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 총장은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이 오랜 외교 경험이 있는 만큼 불리할 게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한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은 “반 총장은 세계적인 학자, 기업인, 정치인, 금융인 등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어 트럼프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중순 귀국 후 국내 정치적 기반으로 꼽혔던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을 받는 것도 오히려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제3지대’에 머무르면서 대선 행보를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서울 중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 총장 팬클럽 ‘반딧불이’ 창립총회도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을 감안해 소규모로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선 반 총장이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에서 이언구 전 충북도의회 의장을 만나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한국 정치 상황을 보고 그때 정확하게 (향후 행보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성회 반딧불이 회장이 소개했다. 다만 이 전 의장은 행사 후 “반 총장이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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