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사장, 野 의원 질의에 “보도본부장, 답변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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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11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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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대영 KBS사장이 답변하고 있다./신원건 기자
사진=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대영 KBS사장이 답변하고 있다./신원건 기자
고대영 KBS 사장과 야당 의원들이 11일 국정감사에서 KBS 보도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녹취록과 관련해 KBS는 자체적으로 진상조사할 생각이 없느냐”며 고대영 사장을 상대로 이른바 ‘이정현 녹취록’ 파문에 대해 질의했다.

고대영 사장은 “쌍방간에 이야기한 내용에 대해서 저희가 조사할 내용도 아니고, 저희가 알기로는 프로그램에도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한 것으로 안다”며 “또 이 사안이 검찰 수사 중인데, 수사 중인 사안을 KBS가 조사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이정현 녹취록에 대해) KBS가 단신기사도 무시했다고 기자들까지 성명서를 냈다. KBS가 전혀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라며 “보도본부장이 여기 있다면 잠깐 일어나서 답변해보라”고 김인영 KBS 보도본부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고대영 사장은 “이건 제가 보기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라며 “국회의원이 특정 기사가 직접 나갔냐, 안나갔냐를 보도책임자인 보도본부장에게 묻는 것은 사실상 언론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고 본다. 저에게 물으시면 제가 답변드리겠다”고 제지했다.

유 의원은 “훈시하는 것인가. 저야말로 표현의 자유가 있다. 보도본부장이 대답해보시라”고 재차 KBS 보도본부장의 답변을 촉구했다.

그러자 고대영 사장은 김 본부장을 향해 “답변하지마”라며 지시했고, 곧바로 박홍근 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소란이 계속되자 신상진 미방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속개된 국감에서 유 의원은 “이정현 녹취록과 관련해 KBS기자들의 성명이 있었고, 이는 국민의 관심사안이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증인으로 나온 보도본부장께 여쭌 것”이라며 “사장이 여기에 언론의 자유를 운운하는 것은 너무 적반하장이고 잘못 표현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답변을 하려는 보도본부장에게 ‘답변하지마’라고 하는 것은 과하게 보일 수 있다. 오히려 왜 보도를 못하게 됐는지, 공공기관의 수장으로서 좀 더 부드럽고, 품격있게 대답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그런 의미에서 왜 보도가 안됐는지 고대영 사장께서 답변을 해달라”고 말했다.

고대영 사장은 “이정현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당사자인 김시곤 국장이 회사와 소송 중에 있다. 소송 중인 사안에 대해 일방적인 당사자가 이야기하는 부분을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KBS입장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소송 당사자의 입장에서 그걸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객관적 사실이 나왔을 때는 다 보도를 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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