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軍 암호장비 26% 고장 ‘보안 구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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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2000대는 한달 이상 먹통… 北 도감청에 軍기밀 무방비 노출

 북한의 군사기밀 도·감청 및 정보 가로채기 등을 막기 위해 우리 군이 사용하는 암호장비의 26%가 고장 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용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PC, 팩스 등에 연결해 사용하는 암호장비 상당수가 사실상 ‘먹통’이 된 것으로 군 작전 상황 등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군사기밀이 북한군의 ‘눈과 귀’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실이 국방정보본부에서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이 현재 운영하는 각종 암호장비는 85종 14만여 대(지난해 15만여 대 운용)에 달하는 가운데 지난해 1년 동안 26%에 해당하는 4만여 대가 고장으로 무용지물이 됐다. 군사정보를 담은 비밀문서를 주고받을 때 평문(平文·보통의 글)을 암호로 바꿔 주거나, 각 군 지휘관이 비화(秘話·비밀대화) 휴대전화를 통해 주고받는 2급 군사기밀 등 핵심 정보와 관련한 통화 내용을 북한군이 알아들을 수 없게 잡음으로 들리게 하는 각종 암호장비 상당수가 한동안 제 구실을 못한 것이다.

 특히 고장 난 암호장비 4만여 대 중 1만2000대 이상의 수리 기간이 30일에서 최장 6개월에 달해 각종 통신장비들이 이 기간에 암호장비 없이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기밀 도청 및 가로채기를 막아낼 방패가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암호장비를 사용해도 암호화가 전혀 안 되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올해 5월 ‘암호장비 취약성 평가’에선 팩스에 사용되는 일부 암호장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평가 결과 정보 1000여 건 중 10여 건은 암호로 바뀌지 않고 원문이 그대로 드러났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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