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둥시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시내 모습. 높이 솟아있는 ‘영생탑’이 보인다. 2013년 촬영. 동아일보DB
이달 초 제10호 태풍 ‘라이언록’ 영향으로 큰 수해를 입은 북한에서 김일성 우상화물의 우선 복구를 지시하는 당국을 향한 주민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내달 10일 당 창건기념일을 앞두고 주민을 총동원해 수해 복구에 힘쓰고 있지만, 그 복구 작업의 최우선 대상이 수재민의 집 등이 아닌 김일성 우상화물이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수해복구를 쌍십절(10월10일)전에 끝내라고 다그치고 있지만 피해복구 우선 대상이 김일성 관련 우상화물이어서 집 잃은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쌍십절’은 당국의 수해복구에 불만을 품은 북한 주민이 당 창건기념일인 10월10일을 일컫는 최신 은어”라고도 설명했다.
우상화물 복구에 내몰린 주민이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먼저냐’며 노동당 창건일을 비하해서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내 많은 수재민이 마을 회관이나 선전실 등에서 집단숙식하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김일성의 영생탑, 유화판, 모자이크판, 연구실 등을 우선 복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또 “수해복구를 김 씨의 우상화물에 집중하면서도 마치 주민들의 살림집을 복구하는 것처럼 피해복구지원금을 주민들에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소식통 역시 “자재와 설비가 부족한 실정에서 복구자금을 주민으로부터 걷고 있다”며 “민생은 외면하고 계속 핵과 미사일발사로 천문학적 자금을 날려 버리다 수해를 당하자 복구자금을 강요하면서 김일성 영생탑을 우선적으로 복구하라고 하니 주민의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