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對韓 교역-투자 제한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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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결의 역행하는 중국]
홍콩언론 “사드 배치 저지 압박용… 삼성-LG 배터리 인증제외 가능성”
‘한류스타 광고 금지’ 압력 확산

중국 정부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막기 위해 한국에 대한 무역 투자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불허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내 기업에 한류스타 광고모델 금지령이 내려지고 관영매체가 한국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중국 정부의 조직적 사드 반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익명의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한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입 제한, 한국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 연기 등 압박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정부가 비자와 연예산업, 관광 등과 관련해 한국에 내린 압박 조치의 효과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삼성SDI와 LG화학 등 한국 기업이 만드는 전기차 배터리를 모범규준 인증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안후이 장화이(安徽江淮)자동차는 추후 정부 인증을 통과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삼성SDI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차량 모델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12일 예정됐던 한국ING생명 매각 본입찰이 연기된 것도 사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입찰에는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털과 중국계 타이핑생명, 푸싱그룹 등 모두 중국·홍콩계 기업이 나설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들 기업이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입찰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는 다소 주춤했던 사드 반대 ‘몽니’가 물밑에서 지속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4일 “중국의 최대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하나인 타오바오가 ‘한국인 연예인이 등장한 광고는 실을 수 없다’는 지침을 공지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가 소유한 타오바오는 소매 중심 쇼핑몰로 세계 10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지침은 중국 기업만 상대로 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독일계 유명 생활용품업체인 H사 중국법인도 “한국인 광고를 쓰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황인찬 hic@donga.com·조숭호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중국#홍콩#사드#삼성#lg#한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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