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사드 앞 서서 직접 전자파 위험 시험 하겠다”…경북도지사 “납득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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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4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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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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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경북 성주 지역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하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성주군민들이 집단 반발에 나선 가운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사드가 배치돼서 들어가게 되면 제가 제일 먼저 레이더 앞에 서서 제 몸으로 직접 시험해서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국방부가 경북 성주 지역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공식 발표한 13일 오후 경북 성주군 김항곤 군수와 배재만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민 230여 명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옆 국방컨벤션에 항의 방문해 사드 배치 장소가 성주로 결정된 데에 항의했다.

김항곤 군수는 “성주 사드배치 결정에 5만 군민이 경악하고 있다. 중앙 정부의 일방적 행정에 군민들은 치를 떨고 있다”면서 국방부에 사드 배치 반대 혈서와 서명부를 제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국방부에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혈서와 반대주민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자리하지 않자 한 군민은 “성주 촌사람을 개·돼지라고 생각해 국방부 장관이 안 나오나 보다”라면서 “장관이 나올 때까지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참석을 마치고 애초 밝힌 도착 시간을 한 시간가량 넘긴 오후 9시 10분경 등장했다.

군민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성주군 성산포대 선정 경위 ▲사드 기기 위험성 등을 물었다. 특히 발표 직전까지 군민들에게 설명이 없었다는 데에 크게 항의했다.

경북 칠곡·성주·고령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발표 전날까지 장관을 직접 찾아 몇 번이고 배치 결정에 대해 물었을 때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항곤 군수는 “중앙정부인 아버지가 (지방정부인) 자식을 이렇게 죽이는 일이 세상에 어디 있나”라면서 “사드배치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성주는 죽음을 맛본다”고 밝혔다.

이에 한민구 장관이 “사전에 성주군민에 말씀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고 했지만, 군민들은 “죄송하면 다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민들은 한민구 장관이 “사드가 배치돼서 들어가게 되면 제가 제일 먼저 레이더 앞에 서서 제 몸으로 직접 시험해서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면서 성주의 사드배치 예정지 방문을 약속하고 나서인 11시 10분께가 돼서야 성주로 향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배치 결정 과정과 절차 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사드의 성주군 배치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불가피한 결정이라 이해한다”면서도 “지방자치단체와 사전에 협의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성주군민과 지역경제 어려움을 헤아리고 납득할 만한 수준의 안전 ·환경 ·발전 대책을 조속히 실행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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