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았다고 처형하더니… 졸음 못참은 김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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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독재체제 마무리]회의중 조는 모습 TV에 노출
영상편집과정 실수로 내보낸듯

눈 감고 5초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6월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 중에
 졸고 있는 듯한 장면이 30일 포착됐다.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약 25분 분량의 최고인민회의 녹화 중계를 보면 김정은은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넘긴 직후 눈을 감고 5초간 움직이지 않았다. 조선중앙TV 캡처
눈 감고 5초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6월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 중에 졸고 있는 듯한 장면이 30일 포착됐다.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약 25분 분량의 최고인민회의 녹화 중계를 보면 김정은은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넘긴 직후 눈을 감고 5초간 움직이지 않았다. 조선중앙TV 캡처
7차 노동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로 명실상부한 북한의 1인자 지위를 굳힌 김정은이지만 졸음까지 맘대로 통제할 순 없었나 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 진행 중 주석단에서 조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북한이 이날 오후 10시 17분경 조선중앙TV로 방영한 약 25분 분량의 최고인민회의 요약 녹화중계에서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넘긴 직후 눈을 감고 약 5초간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김정은의 모습이 나왔다. 사색한다기보다는 조는 장면에 가까워 보인다. 촬영 카메라가 황급히 참가자들을 향해 앵글을 돌리는 것으로 볼 때 이 장면은 영상 편집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채 실수로 전파를 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김정은이 과거 자신이 참석한 회의에서 조는 사람들에 대해 격노하고 숙청까지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4월 김정은이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석상에서 현영철 당시 인민무력부장이 졸았다며 불만을 표출한 뒤 지시 불이행과 태만 등의 이유로 엮어 불경·불충죄로 공개처형했다고 밝혔다.

2013년 10월 23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군 중대장 및 중대정치지도원 대회에 참가했던 또 다른 소식통도 “김정은이 회의장에서 조는 군 간부 10여 명을 주석단 앞에 불러낸 뒤 그 자리에서 별을 뜯어 체포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 이후 주요 간부들이 김정은 참석 회의 때 졸지 않기 위해 각성제(필로폰)가 든 알약을 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김정은#졸음#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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