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돈주’ 재산몰수 횡행…주민들 “살찐 놈 골라잡는다”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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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6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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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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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놈을 골라잡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6일 최근 북한 보위부 보안부 등 공안당국이 자생적으로 부를 축적한 ‘돈주’들의 재산을 압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은 이같은 당국의 행태를 “살찐 놈을 골라잡는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에 밝은 40대 주민은 “최근 북한 보위부가 혜산시에서 돈이 매우 많은 돈주의 재산을 홀라당 빼앗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재산을 빼앗긴 50대 돈주 여성이) 혜산시와 백암 등지에서는 최고 갑부로 소문났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압수된 재산 규모가 중국 돈 수백만 위안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건과 관련해 “북한 보위부는 이 50대 여성 돈주를 오랜 시간 은밀히 조사해왔다”며 본인을 구류한 뒤 집을 수색해 장사와 관련된 일체 장부를 압수하고, 과거 거래했던 사람들을 조사해 나온 돈 액수를 전부 벌금으로 물렸다고 주장했다. “범죄내용보다는 돈에 초점을 두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이 여성은 구류장에서 풀려나긴 했지만, 알거지가 됐다”고 전한 소식통은 “보위부의 재산압수 방법이 너무 치졸해 사람들 속에서는 ‘재산을 노린 의도적인 함정수사였다’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국가무역관련 일꾼’과 ‘정권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들’ 두 부류의 돈주들이 있다. 탈북자나 장마당에서 자력으로 돈을 번, 노동당과 사법기관과 인맥이 없는 ‘정권에 충실치 않은’ 돈주들은 보위부의 재산 압수 표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중국 길림성에 체류 중인 50대의 중국 화교 역시 “이와 유사한 사건은 함경북도 무산에서도 있었다”면서 “보위원이 단속 대상으로 지목된 목욕탕 주인을 목욕탕 내부공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체포하고 그의 재산과 목욕탕을 압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개인들에게 돈을 투자해 목욕탕이나 버스 같은 것을 운영하라고 해놓고 뒤를 조사해 중국이나 한국과 연결됐을 경우 전 재산을 몰수하고 추방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이런 보위부의 수법을 ‘살이 통통하게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전술’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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