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올 1분기 정부만 웃었다…세금 13조8000억 더 걷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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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진으로 가계와 기업의 수입이 빠듯한 가운데 정부가 전년보다 많은 세수(稅收)를 거두며 ‘나 홀로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세수 증가에도 씀씀이가 더 커져 ‘나라 가계부’는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세수입은 총 64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조8000억 원 증가했다. 목표 대비 실적 비율인 세수진도율은 28.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포인트 높았다.

국세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반짝 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천 징수되는 근로소득세를 제외하곤 일반적으로 직전 분기의 경제 활동이 세수에 반영된다. 지난해 말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가 늘어 1분기 부가가치세가 4조5000억 원 증가했다. 소득세와 법인세도 각각 3조6000억 원, 3조 원 가량이 더 걷혔다.

김병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법인세의 경우 실적 증가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23조4000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재정조기집행 등이 주 원인으로 풀이됐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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