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협조 안구하고… 정책 덜컥 발표한 정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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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후 첫 정책부터 일방통행
누리과정 예산편성 의무화 추진… 巨野반대로 법개정 제동 걸릴판

정부가 총선 9일 만인 22일 ‘2016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재정건전화특별법’(가칭) 신설 추진 등 재정건전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재정개혁 대책을 발표했다. 나랏돈 지출이 수반되는 법을 만들거나 고칠 때 재원 조달 방안을 함께 담는 ‘페이고(pay-go) 원칙’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특별법에 포함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지방교육청에 내려가는 예산 일부를 누리과정 등 국가정책 사업에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 신설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재정건전화특별법 제정,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 신설을 위한 지방교육재정법 개정 등은 입법 사항이다. 더욱이 4·13총선에 따른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의 동의나 협조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내용들이다.

당장 정부의 재정개혁 대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근혜 정부의 재정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선(先)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입법부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부분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논평에서 “포괄적인 재정개혁이 불가피하다”며 ‘여야정 협의’를 주장했다.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도 야당은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특별회계 신설은 난관에 부닥칠 공산이 크다. 장 정책위의장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고 했던 것 아니냐”며 “특별회계는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야당은 20대 국회에서 국가가 누리과정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시도할 수도 있다.

입법부의 권력 지형이 바뀐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 수립 과정에서부터 필요한 부분은 야당과 사전에 논의하는 등 협치(協治)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취지와 내용을 성심성의껏 설명해서 국회에서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내각과 비서진에 당부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 /세종=이상훈 /차길호 기자
#누리과정#예산#법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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