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김종인 책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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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구조조정論]“정치권이 票 의식해 과잉투자 방치”
“예산 절감하고 조세부담률 높이면, 사회안전망 재원 年 30兆마련 가능”

4·13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 기업 구조조정 등 그간 야당의 경제정책 기조를 뒤바꾸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저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사진)가 새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김 대표가 18대 대선 직전인 2012년 11월 19일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재직하며 발간했다. 김 대표는 이 책에 양극화, 재벌개혁, 노사관계, 교육과 복지, 조세·재정, 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친 개혁을 통한 ‘포용적 성장’ 구상을 담았다.

김 대표가 20일 제시한 적극적 기업 구조조정도 이 책을 통해 그가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부분이다. 김 대표는 저서에서 “소득 양극화 해소는 단순히 불평등 해소가 아니라 그 자체가 성장동력”이라며 “이를 위해선 경기부양책이 아닌 구조조정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성장이 정체된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초기와 같은 공장 건설 등 물적 자원의 축적이 아니라 창의적인 인적 자원 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가 “보육과 교육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원동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경제정책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인 보육이나 교육 문제를 복지 차원으로 접근하다 보니 낭비 또는 ‘포퓰리즘’이라는 불필요한 논란이 야기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이 책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는 더민주당이 이번 총선 공약으로 내놓은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에 반영됐다.

김 대표는 당시 이미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시급한 과제로 거론했다. 한국은 외환위기 때 경제 구조를 바꿔야 했지만 과잉 투자된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게을리한 채 단기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집중했다는 것. 이 때문에 부동산 투기를 야기해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기업 구조조정에 앞서 국가적 차원의 사회안전망 확충이 선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재원은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책이 발간된 2012년을 기준으로 정부 예산(326조 원)에서 10조 원 정도를 예산 구조를 바꿔 마련하고, 각종 감면 제도를 없애는 등 세제 개편을 통해 현재 19%인 조세부담률을 21% 정도로 높여 추가로 20조 원가량의 세수를 확보하면 해마다 30조 원 정도의 예산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종인#책#총선#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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