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무릎 꿇은 문재인 “정권교체, 더민주당만이 가능”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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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8일 “광주시민들께서 저에게 실망하고 질책하시는 점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에게 실망했다고 해서) 더민주당과 이 지역의 후보들에게까지 짐을 지워서는 안된다. 그동안 광주를 실망시킨 그 짐은 제가 다 지겠다”고 이같이 밝혔다.

호남에서 퍼진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의식한 듯 문 전 대표는 몸을 극도로 낮췄다. 문 전 대표는 “광주가 저에게 준 과분한 지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며 “그 지지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하고 대선 실패로 실망을 줬다”고 사과했다. 또 “최근 우리 야권이 하나로 똘똘 뭉쳐 담합해도 모자랄 판에 당이 분열되고 이번 총선에서도 여전히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는 그런 실망스런 모습 보였다”며 여기 광주에서 광주정신을 다시 되새기면서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5.18민주항쟁추모탑에선 헌화를 한 뒤 무릎을 꿇은 채 1분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또 호남홀대론을 의식한 듯 문 전 대표는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광주와 호남 바깥의 민주화 세력이 서로 손잡고 결합할 때 민주화를 이뤄냈고 두 번의 민주정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3번째 민주정부 출범도 광주와 호남 밖의 민주화 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잡을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관련해 ”더민주당이 많이 부족하고 실망도 많이 드렸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에게 맞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당은 더민주당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뿐만 아니라 호남 지지를 바탕으로 호남 밖에서도 이길 수 있는 정당은 더민주당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을 방문한 것은 20대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호남지역에 반문 정서가 확산되자 더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거듭 ‘광주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국립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은 것을 비롯해 5.18 돌탑쌓기 사업에 참여해 ‘광주정신 총선승리’란 글귀가 적힌 돌을 올려놓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민주, 민생 그리고 남북통일, 국론 통합이 광주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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