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개발’ 자금 연루된 北 금융사, ‘파나마 페이퍼스’ 포함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5일 15시 27분


코멘트
미국 재무부가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DCB파이낸스’가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폭로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출신 은행가 나이절 코위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불법으로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 ‘DCB파이낸스’가 파나마 법률회사인 ‘모색 폰세카’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외신들은 북한 국적 사업가인 김철삼(45)과 영국인 나이절 코위가 DCB파이낸스의 공동대표라고 전했다. DCB파이낸스는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계열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코위는 김정일 정권 때인 1995년 북한으로 넘어가 북한의 첫 외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의 은행장이 됐고, 20년 넘게 북한에 생활하고 있다. 에딘버러 대학을 졸업한 그는 한국어와 중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디언은 모색 폰세카는 DCB파이낸스의 주소지가 평양임에도 북한과 연계된 회사임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금융조사국이 DCB파이낸스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북한 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법률 대리인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해인 2011년, 코위도 자신의 대동신용은행 지분을 중국 컨소시엄에 넘겼다.

이후 2013년 미국은 대동신용은행, DCB파이낸스 등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북한이 2006년 이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주된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6년 7월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그해 10월에는 1차 핵실험을 진행했다.

앞서 이날 파나마는 세계 저명인사들의 조세회피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국 로펌인 ‘모색 폰세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편 BBC는 모색 폰세카가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이란, 짐바브웨 등의 개인과 기관 33곳을 위해 역외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워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이런 회사들을 직접 자신의 이름으로 운영해 국제사회의 제재위반을 추적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BBC는 북한의 DCB파이낸스 경우처럼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기 이전에 세운 회사들도 있었지만, 제재 리스트에 오른 이후에도 모색 폰세카가 해당 회사를 계속 운영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zoo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