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실세’ 허문도 前국토통일원 장관 별세…향년 76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5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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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도 전 국토통일원 장관이 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6세. 허 전 장관은 경남 고성 출생으로 부산고, 서울대를 나와 조선일보 기자를 지내다 유신 말기 정부에 투신한 뒤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을 주도했다. 군인 출신이 아니었음에도 제5공화국에서 허삼수, 허화평 씨와 함께 ‘쓰리(3) 허(許)’라 불리며 전두환 정권 실세로 불렸다.

고인은 조선일보 기자로 일하던 1979년 주일 한국대사관 공보관이 된 뒤 신군부의 12·12 쿠데타 직후 중앙정보부장 특별보좌관과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이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문화공보위원, 대통령 비서실 정무제1비서관, 공보비서관을 잇달아 맡으며 언론통폐합 작업의 바탕이 된 ‘언론창달계획’을 입안했다. 이 같은 ‘언론 탄압’의 주도 역할 때문에 ‘전두환 정권의 괴벨스’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1981년에는 ‘국풍 81’이라는 이른바 청년문화행사를 기획했다. 1982년에는 문화공보부 차관에 임명됐고 5공 말기인 1986년 국토통일원 장관으로 일했다.

1980년 언론통폐합 당시 언론인 대량해직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1989년 국회 5공청문회에 출두한 뒤 일본으로 도피성 출국을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후 청문회 위층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 중지 됐다. 해직기자들로부터 대량해직 관련 고소를 당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고인은 1992년 14대 총선에 경남 통영-충무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1998년 4월 지방선거 대는 경남도지사 선거에 역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2000년 자유민주연합 경기 수원 권선 지구당위원장이 됐지만 그해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유족은 부인 이미경 씨 외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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