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탄두중량 1t으로 늘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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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强대强 대치]
南 800km 미사일 500kg 제한… 北 지하핵시설 파괴하는 데 한계
軍 “한미 미사일지침 재개정 필요”

북한이 지하 핵·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북핵 위협에 대한 ‘핵대응론’과는 또 다른 축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이 표적으로 삼는 북한의 전략적 핵심 시설은 800∼1000여 곳으로 주로 화강암반 지하 수십 m 깊이에 건설됐다. 개전 이후 72시간 안에 우리 군의 미사일 전력을 총동원해 이런 표적들을 최대한 제거해야 전쟁의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군 관계자는 “탄두 중량이 1t은 돼야 지하 15∼20m 아래에 숨어 있는 표적들을 깨뜨릴 수 있다”며 “미사일 지침만 개정되면 탄두 중량을 늘리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에 따라 300km에서 800km로 늘어났다. 충청 이남 지역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또 ‘트레이드오프(trade off·탄두 중량을 줄여 사거리를 늘리는 방식)’를 적용해 사거리 300km는 2t, 550km는 1t, 800km는 500kg의 탄두를 각각 탑재할 수 있다. 군은 사거리 500km급 탄도미사일(현무-2B)을 지난해 실전 배치했고 내년까지 800km급 탄도미사일을 전력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500kg급 재래식 탄두로는 북한의 견고한 지하 시설물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북한의 핵 공격 임박 등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선 한반도 최남단에서 북한 전역의 지하 표적을 파괴하기 위해 사거리 800km급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1t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두 중량이 커지면 그 안에 실을 재래식 고폭탄두의 중량이 커지고 파괴력도 높아진다.

군 당국자는 “2012년과 현재의 북핵 위협이 초래한 안보 상황은 판이하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탄두 중량 증가 등 미사일 지침 개정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탄도미사일#탄두중량#핵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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