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권력자’ 발언 공방…서청원 “金이 권력자”, 김태호 “코미디 보는 것처럼 희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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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월 29일 0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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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권력자’ 발언 공방…서청원 “金이 권력자”, 김태호 “코미디 보는 것처럼 희화화”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권력자'라고 한 발언에 발끈한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진짜 권력자는 김 대표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사그라드는 듯했던 불길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활활 타올랐다.

이날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연 사람은 바로 옆 자리 앉은 친박 맞형 서청원 최고위원이었다.

서청원 의원은 "이것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새누리당의 권력자는 김 대표가 아닌가"라며 "김 대표는 금년에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는데 이 이상 권력자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시는 권력자라는 발언을 해서 당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지금 옆에서 완장찰 사람들도 별의별 일을 다하고 있지 않느냐"고도 했다.

김태호 의원도 "누가 권력자인가 수수께끼를 하고 있다. 마치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희화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 발언 이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도 공개 대응을 자제했던 친박들은 김 대표의 맹폭이 계속되자 의도가 있다는 생각에 격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십자포화에도 즉각적인 반박에 나서지 않았다. 발언 철회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듣기만 했다.

2년전 개헌 발언이나, 작년 안심번호 논란으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직후 사과하던 김 대표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김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 뒤 기자들이 서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묻자 "오늘은 대답하지 않겠다. 그만하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지방 일정으로 다른 최고위원들을 남겨 둔 채 먼저 자리를 떴다.

앞서 26일 김 대표는 2012년 5월 국회선진화법 통과 당시를 예로 들며 “우리 당 많은 의원들이 반대했다. 그런데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전부 다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권 력자는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던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공약으로 국회선진화법을 내걸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법안은 과반수보다 엄격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는 법이다.

표결 결과 찬성 127, 반대, 48, 기권 17로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됐는데, 박 대통령을 비롯해 황우여, 이정현, 이주영, 조원진, 서병수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이 찬성했다. 김무성 대표와 정의화 의장, 친이계인 권성동, 조해진, 정두언 의원 등은 반대했다. 다만, ‘자타공인’ 친박 가운데서도 반대하거나 기권한 의원은 있었다. 윤상현 의원은 반대했고 최경환, 유기준 의원은 기권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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