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더민주 탈당…“희망 없다는 확신·양심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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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당을 떠났다.

권 고문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0여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몸담았던 당을 저 스스로 떠나려고 한다”묘 더민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권 고문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며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그토록 몸을 바쳐 지켰던 당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며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 됐다”고 문재인 대표 등 친노 진영을 겨냥했다.

이어 “참고 견디면서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며 “저는 평생을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하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끌어왔지만, 정작 우리 당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했다. 많은 분이 떠났고 이제 저도 떠나지만 미워서 떠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윤철상 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0여명도 이날 권 고문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기자회견장에는 권 고문만 나와 대표로 입장을 발표했다.

권 고문의 탈당으로 호남지역과 더민주의 ‘정치적 동거’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권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탈당 후 일단 제3지대에서 신당 세력들의 규합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그룹’인 동교동계는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면서, 친노(親노무현) 그룹 등과 함께 더민주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에 문재인 대표도 지난 연말·연초 권 고문을 만나 탈당을 만류했지만, 끝내 권 고문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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