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오픈프라이머리 논의”… 친노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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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경선룰에 반기… 12일 의총, 문재인측 “참석여부 고심” 불쾌감
문병호 등 ‘親안철수 모임’ 발족… 비주류 ‘지도부 재편’ 목청 키워

새정치민주연합이 ‘폭풍 전야’다. 비주류 의원들이 곳곳에서 ‘반(反)문재인 체제’ 목소리를 높이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당내 갈등이 다시 거세지고 있어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12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입법화 논의 및 정기국회 주요 법안 논의를 위한 의총을 연다”는 거였다. 오픈프라이머리 의총은 최규성 의원 등이 줄곧 소집을 요구했지만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국 등을 이유로 지연돼 왔다. 그러나 이날 이 원내대표는 이를 전격 수용했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문 대표가 주도한 당 혁신위원회의 ‘하위평가 20% 의원 물갈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조치다. 문 대표 측은 “의총 참석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0명은 국회에서 ‘정치혁신을 위한 2020 모임’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의원이 간사를 맡았고 권은희 노웅래 송호창 유성엽 이상민 이춘석 정성호 최원식 최재천 의원이 참여했다. 당내 비노(비노무현) 성향 의원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출신이 대다수다.

이들은 ‘정치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했지만 속내는 다르다. 참여한 의원들의 면면을 볼 때 결국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 측과의 주도권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 의원은 “당 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지도체제가 중요 토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임 구성원은 통합 전당대회를 하는 게 가장 명쾌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방향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당외 인사까지 포함한 통합 전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2020 모임’은 준비 단계부터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은 최근 “이제 비주류는 안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도 포함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이 모임에 참여한 의원 대부분이 17대 국회 당시 천정배 의원(무소속)을 주축으로 움직였던 ‘민생정치모임(민생모)’ 소속이어서 천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당 지도체제를 둘러싼 비주류의 목소리가 ‘백가쟁명(百家爭鳴·여럿이 각자 자기주장을 내세움)’ 식으로 터져 나오면서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중도 성향의 전·현직 의원 8명이 모인 ‘통합행동’의 박영선 의원 등도 통합 전대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친노와 비노를 아우르는 야권 단일화 등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다. 통합행동 내부에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대선 주자급을 간판으로 하는 선대위나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강창일 의원 등 당 중진 사이에선 “통합선대위를 구성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 의원은 “문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대표들이 ‘n분의 1’ 권한으로 공동선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이종걸#오픈프라이머리#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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