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진 전 국편위원장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日은 속으로 미소 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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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30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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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국사학)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뜻을 나타내면서 “(일본이) 속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명예교수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국정 교과서로 단일화 할 경우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과의 역사 논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일교과서라는 건 국가적인 입장에서 쓰는 것 아닌가. 그러면 일본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담으면 일본이 외교적으로 그걸 문제 삼을 수 있어서 (일본 관련 기술에 있어)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오히려 다양한 시각의 8종 교과서가 있으면 일본에 대해 세게 공격 할 수도 있고, 일본과 논쟁이 되면 정부가 ’이건 민간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할 명분이 있는데, 국정으로 만들면 외교 문제를 감안해 일본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야 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럴 우려가 있다. (일본이) 속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 중도 보수에 가깝다고 밝힌 이 명예교수는 이명박 정부 후반기인 2010년 9월부터 박근혜 정부 초반인 2013년 9월까지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학생들이 배우는 8종의 역사교과서는 이 명예교수가 국사편찬위원장에 재직할 때 검·인정 한 것이다.
그는 좌편향 논란에 대해 “MB(이명박) 정부는 적어도 중도 우쪽으로 바꾸자고 해서 제가 그 일을 맡아서 했다”면서 “(좌편향됐다는 얘기를 듣고) 매우 섭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초기에 검·인정 작업 심사가 끝났을 때도 청와대 교문수석실에서 한 부를 가져가서 한 열흘간 검토를 했다”며 “그러니까 아주 좌편향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그런 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가 검토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교과서를 이제 와 좌편향이라고 몰아세우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것.

그는 “(현 검·인정 교과서를 만든 MB정부나 박근혜 정부 모두) 같은 새누리당 정권이지 않나”라면서 “만약 그런 것이 남아 있으면 고치면 되는데, 그걸 꼬투리로 해서 제도를 바꾸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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