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 朴대통령 “개혁 깔딱고개 잘 넘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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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더 지체할 시간 없다”
임기 반환점 돈뒤 정치고향 첫 방문, 대구의원들 안불러… 공천 물갈이說

朴대통령 “유적지 복원에 인력-예산 최대한 투입” 7일 경북 경주시 월성 신라 왕궁 발굴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나선화 문화재청장을 옆에 대동한 채 발굴단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월성 발굴 및 복원사업 예산은 올해 70억 
원에서 내년에 210억 원으로 대폭 증액된다. 작은 사진은 1975년 7월 경주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찾은 박정희 
대통령(가운데)과 영애 박근혜(오른쪽). 경주=청와대사진기자단 / 동아일보DB
朴대통령 “유적지 복원에 인력-예산 최대한 투입” 7일 경북 경주시 월성 신라 왕궁 발굴 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나선화 문화재청장을 옆에 대동한 채 발굴단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월성 발굴 및 복원사업 예산은 올해 70억 원에서 내년에 210억 원으로 대폭 증액된다. 작은 사진은 1975년 7월 경주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찾은 박정희 대통령(가운데)과 영애 박근혜(오른쪽). 경주=청와대사진기자단 / 동아일보DB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대구를 찾았다. 임기 반환점을 돈 뒤 첫 지역 방문지로 정치적 고향을 찾은 것은 의미심장하다. 박 대통령은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시민들과 오찬을 하면서 현재 심경을 토로했다.

“우리가 산을 오르다 보면 마지막 한 고비, 딱 한 고비 흔히 깔딱고개라고 하지요. 그 고비를 넘기는 게 아주 힘들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구도, 지금 바로 그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반드시 더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대구시 업무보고에서는 “올해가 노동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상생의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더이상 지체하거나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장 정치’를 재개하면서 노동개혁을 또다시 강조한 것이다.

○ 대구 물갈이 흉흉한 소문


이날 대구 방문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많다. 임기 하반기 국정운영에서 동력을 확보하려면 확고한 지지층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국정 과제를 밀어붙일 수 있다. 박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고향인 대구가 바로 그런 곳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대구 일정에서는 단 한 명의 대구 지역 국회의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4월 세계 물포럼 개회식 참석차 대구를 방문했을 때 의원들이 몰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구 지역 의원들이 동행하겠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한 명도 부르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 껄끄러워진 대구 출신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대구 의원들 전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초 새누리당 공천 때 대구 현역들에 대한 물갈이를 시사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돌았다.

○ 기(氣) 받은 대통령

박 대통령은 서문시장에도 들렀다. 2012년 9월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다녀간 지 3년 만이다. 시장에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훌륭하십니다” “손 한번 잡아주세요” 등을 외치며 박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웃음 띤 얼굴로 연신 손을 흔들며 답례했고, 상인들과 이야기할 때는 평소보다 목소리 톤이 올라가기도 했다.

시장을 둘러보며 도넛도 먹고, 옷과 신발도 상품권을 주고 구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문시장은 대구 지역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새누리당 대선 후보나 대통령들이 가끔 들러 기(氣)를 받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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