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러 불발, 내부문제는 아닌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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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소식통 “불안요소 포착 안돼”… 러언론 “北, 무상원조 고집에 결렬
젊은 독재자의 변덕, 되레 잘된 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훈련일꾼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며 웃고 있다. 북한은 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에 김정은이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군 훈련일꾼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며 웃고 있다. 북한은 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에 김정은이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9일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 불참 통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북한 내부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이 1일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내부 사정은 김정은이 자리를 비우면 안 될 정도의 정치적 불안 요소가 포착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산 지역을 방문한 김정은의 건강 상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현재 북한의 특이 동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군 당국이 김정은의 방러 불발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방러 불발의 외부적 요인으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으려던 무상원조 등 협의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일간지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 거부에 대한 진실한 이유가 밝혀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오로지 러시아 측의 무상원조만 고집해 정부 간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성격이 예측할 수 없이 돌발적이고 아직 국제외교 무대에 등장한 적이 없어, 30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자리에 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러시아 전승절 행사 참석을 포기한 것은 외교적 역량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며 “최근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을 먼저 만나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최근 평양에서 대량 숙청이 이뤄졌다는 보도를 감안하면 김정은은 가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크렘린으로서는 젊은 독재자의 변덕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그가 없기에 살인과 무례로 가득 찬 그의 손을 공개적으로 잡아야 하는 불편을 견뎌야 했을 서방 지도자들이 안심할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북한#김정은#방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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