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외교격랑 속 저울질만… 국민이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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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회서 외교안보라인 질타… “동북아에서 고립 가능성” 우려
尹외교 “잘 판단할것… 걱정말라”

“국민들이 (미-중-일-러) 4강 외교와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걱정할 필요 없다. 정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심을 잡고 잘 대처해 나가겠다.”(윤병세 외교부 장관)

새누리당이 1일 외교부 및 국방부와 당정협의를 갖고 외교안보 라인을 강하게 질타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밀월 관계를 과시하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 점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 윤병세 장관은 의원들의 호된 비판을 받아야 했다.

통상 정책위의장이 주재하는 당정협의에 유승민 원내대표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유 원내대표는 “그동안 말(한미 관계는 공고하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에 걸맞은 동맹 관계를 과연 유지하고 있느냐는 걱정을 하게 됐다”고도 비판했다.

당정협의 후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주변 강국들이 국익과 실리 차원에서 광폭 행보에 나서는데 우리 정부는 동북아의 외교 격랑 속에서 이리저리 저울질만 하다가 외교적 고립에 처한 건 아닌지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미일 관계 진전과 관련해서 한국이 소외되거나 주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외교전략 부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면서도 “한미일 3각 관계를 중시하는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에서 볼 때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대해서도 “우리의 사전 동의가 없이는 어떤 경우에도 자위대의 영토 진입이 불가능하다.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 대해선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밝힐 황금의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 한반도 주변국 정세에 대한 윤 장관의 이런 인식을 질타했다. 한 참석자는 “적어도 비공개 회의에서는 당정 간에 솔직한 논의가 오가야 당에서도 대안을 짤 수 있는데 끝까지 ‘교과서적 설명’으로만 일관하더라”며 “국민들의 불안에 대한 아무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이재영 의원도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장관의 ‘과도한 해석’ 발언에 대해 “과도한 착각 또는 자신감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공무원연금#개혁안#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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