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빚던 김무성-최경환 ‘소맥 화합酒’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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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젠 입법전쟁]
예산안 통과뒤 與의원들 회식 합석

“최 부총리도 특별한 약속 없으면 같이하자!”

2일 밤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가 확실해지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학용 비서실장에게 특별지시를 내렸다. 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원내 부대표단을 격려하기 위한 ‘생태집 회동’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초청하자는 것이다. 김 실장의 연락을 받은 최 부총리는 즉석에서 “좋다. 가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30여 분간 나란히 앉아 있었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조금 늦게 참석한 최 부총리는 건배사를 하면서 “김 대표를 비롯해 의원들이 경제 불씨를 되살리는 데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도 곁들였다.

김 대표와 최 부총리는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출발했다. 2007년 옛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 원내대표를 맡으며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했다. 이후 ‘탈(脫)박’의 길을 걷게 됐고 자연히 최 부총리와도 소원해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두 사람이 미묘한 경쟁관계다. 최 부총리는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친박 실세로 급부상했고, 김 대표는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었다. 김 대표는 최 부총리가 추진하는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2일 밤 ‘소맥’ 회동은 경쟁하면서도 협력해야 하는 두 사람의 현주소를 보여줬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예산#갈등#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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