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경선제, 선거법 개정이 첫 관문… “현역 유리” “특정세력 입김 차단” 맞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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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혁신'골든타임']
여야, 도입 약속하지만… 산넘어 산

여야는 ‘정치 개혁’ 방안으로 개방형 국민참여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016년 총선부터 오픈 프라이머리가 적용되려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나 여야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개정안 합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 정당이 공직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을 손질해야 하는데, ‘공천권 포기’는 정당의 ‘특권 내려놓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선 반대 의견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나 상향식 공천이 공천 개혁의 정답인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현역 국회의원이나 이름 있는 정치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전문성 있는 정치 신인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전략공천 등을 유지하면서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정치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경선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으면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또 유권자 한 명이 한 정당의 후보자에게만 투표할 수 있다 보니 정당 지지 성향이 투표 기록에 남게 되는 셈이라 비밀투표 보장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도입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경선을 흥행시킬 수 있고,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경선 선거인단 규모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특정 정치세력에 의한 부정과 조직선거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선을 관리하고 여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른다면 고의적으로 상대 당의 약한 후보를 골라 투표하는 ‘역선택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론조사 조작이 점차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경선에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기형적인 선출 방식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법화 작업은 상당 부분 진행됐다.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후보 공천 시 당내 경선을 의무화하고 공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태원 의원도 여야가 동시에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하고 선관위가 위탁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여야의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개정안이 나와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선거에 후보를 내는 정당들이 동시에 일반 국민과 당원이 참여하는 경선을 치러 당 후보자를 선출한다. 미국에서는 오픈 프라이머리가 예비경선의 방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공천 과정에서 정당 내 특정 세력의 영향력을 줄이고 국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생겨났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정치대개혁#국민참여경선제#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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