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로켓에 한국-미국産 반도체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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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제재委 연례보고서
“2012년 발사 은하 3호 잔해서 발견 禁輸목록에 없는 부품… 보완 필요”
김정은 한해 사치품 6900억원 구입… 北 4년치 식량 해결 가능한 금액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선거 이후 첫 공개 행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앞줄 가운데)가 북한군 제1차 예술선전대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에 당선된 뒤 첫 공개 행보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선거 이후 첫 공개 행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앞줄 가운데)가 북한군 제1차 예술선전대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에 당선된 뒤 첫 공개 행보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이 2012년 12월에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잔해에서 한국산과 미국산 메모리반도체가 나와 유엔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북한제재위원회가 11일 공개한 전문가 패널의 ‘2014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수거한 은하 3호 잔해에서 메모리반도체인 SD램이 발견됐다. 이 부품은 2003∼2010년 한국 업체가 제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패널은 문제의 부품이 어떤 경로로 북한 측에 들어갔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미국 측은 자국산 연산증폭기 30개와 집적회로(IC) 한 개가 사용된 경위에 대한 정보를 앞으로 유엔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한국산 부품이 은하 3호에 들어간 경위도 계속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인된 14종류의 60개 해외 조달 부품 가운데 북한 결의안의 금수 목록에 올라 있는 것은 로켓 모터 내부에 들어가는 베어링뿐이었다. 보고서는 “북한이 정밀부품을 자체 생산할 능력은 없지만 이를 모아 복잡한 미사일 시스템을 조립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엔 제재를 피해 미사일을 제조했기 때문에 금수 리스트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지대공 미사일과 미그-21 등 다량의 무기를 싣고 쿠바에서 북한으로 향하다 파나마에서 억류된 청천강호 사건 당시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수송 계약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7월과 12월 미얀마와 무기 거래를 하다가 적발됐으며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과 지속적으로 무기 거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6월 영국 프린세스야츠사로부터 구입한 호화 요트를 비롯해 전 미국프로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선물한 위스키 핸드백 등도 사치품 거래를 금지한 결의안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했다. 앞서 발표된 북한인권보고서는 김정은이 2012년 전용 영화관, 벤츠 차량, 최신 음악기기, 최고급 피아노, 요트 등 사치품 구입에 6억4580만 달러(약 6900억 원)를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김정일 시절보다 100%가량 늘어난 액수로 북한의 4년 치 식량 해결 비용에 해당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조숭호 기자
#북한 장거리로켓#한국산 반도체#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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