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당 지도부와 여당 몫 국회의장 임기 완료를 앞두고 여권에서 권력 지형의 새판 짜기 논의가 한창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2년 차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대야 관계까지 원만하게 이끌 수 있는 지도부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 대표, 원내대표, 국회의장은 임기가 5월에 끝나지만 6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선출 시기도 변수다.
● 김무성 의원, 당권 경쟁 선두권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5선의 김무성 의원은 당내 30여 명의 의원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군에 속해 있고, 무엇보다 당권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임기 2년의 당 대표가 되면 2016년 총선 때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의원들이 김 의원이 내민 손을 쉽게 뿌리치기 어려운 이유다. 김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차기 당 대표가 돼 공천 민주주의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과 박 대통령의 관계를 주목한다. 김 의원 측은 박근혜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여전히 껄끄럽다는 평이 적지 않다. 김 의원의 철도파업 중재에 대해서도 청와대 일각에서는 “공공개혁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비춰 볼 때 ‘김무성 당 대표’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 서청원 최경환 이완구가 대안그룹
7선의 서청원 의원과 3선의 이완구 의원, 최경환 의원은 상대적으로 박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게 강점이다.
지금은 몸을 낮추고 있지만 서청원 의원은 청와대의 ‘뜻’이 있다면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관리형 대표’로 서 의원이 적임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 역시 지난해 10월 보궐선거 직전 주변에 “차기 대선 주자가 당권을 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김무성 의원 등을 견제했다. 여야 의원들과 두루 소통이 되는 정치력은 그의 강점이다. 다만 당의 새 얼굴이 되기에는 ‘구식(舊式)’이라는 일각의 시각이 부담이라는 얘기도 있다. 친박(친박근혜) 일각에선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추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무난하게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정치적으로 한 단계 이상 성장했다는 평가도 많다. 하지만 ‘박근혜 대리인’ 이미지는 오히려 정치적으로 부담일 수도 있다. 결국 청와대가 어떤 구도를 짜느냐에 따라 최 원내대표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다. 여권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입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완구 의원은 충청권 기반이 두꺼워 지방선거를 앞두고 효용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청와대의 의중이 있더라도 전대 승리까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나 입각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재선의원은 “지방선거를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치른다면 서열 2위인 충청권 원내대표를 당의 얼굴(선대위원장)로 내세울 수 있다”고 했다.
차기 원내대표로는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홍문종 사무총장(3선)과 지지 기반을 넓혀가고 있는 남경필(5선) 이주영 의원(4선)도 거론된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이완구 의원이나 홍 총장이 원내대표가 되면 누가 당 대표가 돼도 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유지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 전당대회 시기도 관심
전대 시기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당내에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현 지도부 임기가 끝나기 전인 3월 말이나 4월에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 핵심 중진의원은 “전당대회 연기론은 당권 주자들의 이해에 따른 꼼수”라며 “지방선거에 패할 경우 지도부 구성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3, 4월에 전대가 치러질 경우 김무성 의원이 다음 기회를 보고 불출마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황우여 대표(5선)는 후반기 국회의장 도전 의지가 강한 편이다. 여권 핵심부에서 ‘인천시장 후보 차출설’이 나오고 있지만 본인은 주변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청원 의원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국회의장직을 놓고 소속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정의화 의원(5선)과 경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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