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박근혜, 우릴 무장해제하려 헛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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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깨고 朴대통령 방중 발언 비난
방중전날 단거리 발사체 4발 쏴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기간(6월 27∼30일) 북한의 핵 포기를 요구한 발언에 대해 “우리의 존엄과 체제, 정책노선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방중 기간에는 침묵하던 북한이 박 대통령이 귀국하자마자 강경 위협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북한이 문제 삼은 내용은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칭화(淸華)대에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고 한 연설이다. 조평통은 “외세의 힘을 빌려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체제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은 허망하기 그지없는 개꿈”이라며 “우리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협상의 거래물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중 하루 전날인 지난달 26일 북한은 동해안 북동쪽 방향으로 300mm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네 발을 발사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5월에 사흘간 연속으로 발사한 여섯 발의 단거리 발사체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발사체의 종류, 의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한 것은 중국 측과의 사전 조율에 따른 발언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1일 밝혔다.

한중 정상이 채택한 미래비전 공동성명에는 “한국 측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만 돼 있어 박 대통령의 발언이 시 주석과 합의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중국 처지를 감안해 공동성명 대신에 박 대통령의 회견 발언으로 ‘북핵 불용’의 중국 의견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윤완준·손영일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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