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할 점 있지만 철회는 없다”… 한발 뺀 하시모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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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파문 커지자 “美문화 이해 부족” 한국 위안부 할머니 2명 24일 면담

역사를 부정해 놓고 비판이 커지면 애매하게 수습하는 일본 정치인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위안부 및 성매매 정당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 겸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는 16일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발언을 철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자신의 기존 주장을 꺾지 않았다.

하시모토 시장은 이날 한 민영방송에서 “미국 풍속(매춘) 문화와 가치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일본과 미국의 차이에 대해 신중히 생각했어야 했다. 국제감각이 부족했다”며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이에 앞서 13일 그는 “(미군 병사들의 성욕 해소를 위해) 풍속업을 더 활용하라고 오키나와(沖繩) 주둔 미군 사령관에게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16일 “여러 대책 중 하나로 이야기했으면 좋았는데 갑자기 풍속업을 하나의 사례로 들어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이야기의 취지를 철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상대방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에 국한시킨 것이다.

그는 위안부제도에 대해 13일 “총탄이 폭우처럼 퍼붓는 속에서 생명을 걸고 싸울 때 (군인들에게) 어딘가 쉴 수 있도록 해주려 한다면 위안부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하시모토 시장이 애매하게나마 한발 물러선 것은 국내외에서 강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같은 극우 성향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조차 15일 “(하시모토의 주장은) 나와 자민당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야당인 다함께당의 와타나베 요시미(渡邊喜美) 대표는 “일본유신회와의 선거 공조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8) 길원옥(86) 할머니는 24일 오사카 시청에서 하시모토 시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8월 오사카 시청을 방문했지만 하시모토 시장이 휴가여서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하시모토 시장 측이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혀 면담이 이뤄지게 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하시모토#위안부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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