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찾은 김정은 “조국통일 포성 쏴 올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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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후]
정찰총국장-인민무력부장 대동… 연평도 포격 주도 부대 전격시찰
“움쩍 못하게 적진 벌초해 버리라”… 노동신문 “核장착 ICBM 대기”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8일 남한과 국제사회를 겨냥한 무력시위와 협박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7일 새벽 연평도와 마주 보고 있는 서부전선의 장재도와 무도 방어대를 전격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시찰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장본인인 김영철 정찰총국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등이 수행했다. 김정은의 최전방인 장재도, 무도 방문은 지난해 8월에 이어 7개월 만이다.

이 통신은 김정은이 장재도 방어대가 타격할 연평도 대상물에 대한 보고를 듣고 “적들이 우리 영해, 영토에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다시는 움쩍하지 못하게 적진을 아예 벌초해 버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정은은 무도 방어대에서는 한국군 전력이 증강된 서해 5도를 지목하면서 새로운 화력 타격 수단과 대상물을 재확정하고 정밀타격 순서와 질서를 규정해 줬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전투진지들이 싸움에 대비해 튼튼히 다져진 것을 확인한 뒤 만족감을 표시하고 “이곳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예민한 지역인 만큼 조국통일대전의 첫 포성, 신호탄을 쏘아 올리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연평도 포격전은 정전 이후 가장 통쾌한 싸움이었으며 한 명의 군인도 상하지 않고 적들에게 백두산 혁명강군의 총대맛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거짓 주장이다. 당시 북한군은 한국군의 대응 사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북한 매체들의 도발 위협도 이어졌다. 8일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최고사령부 성명 지지 평양시 군민대회’를 보도하면서 “무자비한 정의의 총대로 철천지원수인 미제와 총결산하고 조국통일 대업을 이룩하자”고 선동했다. 대회에서 인민군 대표인 상장(우리의 중장) 강표영은 “인민군 장병들은 방아쇠에 손을 걸고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미 타격 목표를 확정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은 경량화 소형화되고 다종화된 핵탄두를 장착하고 대기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도 이날 성명에서 “남조선군은 우리를 함부로 건드린 대가를 종국적 파멸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성명은 최근 우리 군 당국이 ‘북한 도발 시 지휘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최고수뇌부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은 전면전의 불집을 터뜨리겠다는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지휘세력 응징을 시도하는 그 순간에 반역의 소굴인 청와대가 산산이 박살나고 서울이 불바다 천지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 남북불가침합의 ::

■ 상호 존중-무장 도발 금지 약속


북한이 8일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남북 불가침 합의로 대표적인 것은 1991년 체결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가 있다. 상호 체제 존중과 무장 도발 금지를 담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과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체결된 군사 합의서도 불가침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북한이 정전협정에 이어 불가침 합의 파기를 선언한 것은 군사 도발에 법적 제한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남북교역을 중단하는 ‘5·24 조치’를 발표한 이튿날에도 “남북 불가침 합의에 더이상 구속되지 않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 남북 통신선 ::

■ 1971년 9월 설치한 적십자 채널


적십자 채널인 남북 통신선이 1971년 9월 설치된 이래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로 끊긴 것은 지금까지 4차례 있었다. 북한은 개성공단 출경·입경 통보용으로 사용되는 서해 군(軍) 통신선에 대해서는 차단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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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안보리#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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