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종청사 총리실-국무회의장, 비인가 출입카드에도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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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건물-사무실 전수조사
보안시설 수백억 들였지만 주요 출입구 손쉽게 뚫려… 국가 중요시설 관리 ‘구멍’

정부세종청사 내 공정거래위원회 출입문 인식기에 채널A 직원 카드를 갖다 대는 모습(작은 사진). 취재기자는 출입문을 문제없이 통과했다. 세종청사 국무총리실에 있는 국무회의장도 채널A 직원 카드로 문이 열려 취재기자가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큰 사진). 세종=정승호 채널A 영상취재 기자 jungsh078@cann.co.kr
정부세종청사 내 공정거래위원회 출입문 인식기에 채널A 직원 카드를 갖다 대는 모습(작은 사진). 취재기자는 출입문을 문제없이 통과했다. 세종청사 국무총리실에 있는 국무회의장도 채널A 직원 카드로 문이 열려 취재기자가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큰 사진). 세종=정승호 채널A 영상취재 기자 jungsh078@cann.co.kr
수백억 원이 투입된 정부세종청사 보안시설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뒤늦게 보안등급을 높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최고의 보안 수준을 갖춰야 할 정부의 청사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널A가 6일 국무총리실과 세종청사에 입주한 정부 부처들의 건물 출입구 및 사무실 출입구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정식 등록카드가 아닌 무선주파수(RF)칩이 내장된 일반 출입카드로 문이 열리는 곳이 있었다.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각 부처 주요 장관들이 국정 과제를 논의하는 세종청사 내 국무회의장 등의 모든 출입구가 RF칩이 내장된 일반 카드를 이용해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이런 곳은 종합민원실에서 개인 신분증을 제출하고 정부가 정식 발급한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관련 공무원의 안내를 받아야만 출입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증을 위조한 60대 남성이 청사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투신자살한 소동이 벌어진 뒤 서울 및 과천청사의 보안등급을 대폭 강화하고, 세종청사에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최첨단 보안시설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정부는 앞으로 세종청사 옥상에 총 3.5km의 길이의 녹지공원을 조성해 일반인에게 개방할 계획이어서 세종청사는 다른 정부청사들보다 강화된 보안설비가 요구됐다.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청사 내부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정부 요인과 공무원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같은 세종청사의 보안 공백이 어느 정도 지속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종청사 보안시스템을 맡고 있는 한 담당자는 “이번 주부터 RF칩이 내장된 카드로도 출입이 가능하게 됐을것”이라고 밝혔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최근 보안시설의 기능 강화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세종청사 방호 보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최진혁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는 “보안설비 기능 강화 작업은 추가 보안대책을 마련한 뒤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세종청사의 경우 국가 중요 시설인데 이번 일은 일처리를 안이하게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행안부 세종청사 관리사무소는 채널A의 취재로 보안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나자 뒤늦게 보안시설 기능 강화 작업을 중단하고, 등록이 안 된 출입카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세종=김의태 채널A 기자 etkim@donga.com

[채널A 영상] 세종청사 출입구 인식기에 일반회사 사원증 대자…


#새종청사#보안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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