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전 검찰총장(사진)이 21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후보자가 1998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서 의정부 법조 비리 사건을 수사 지휘했을 당시 검찰총장이던 김 전 총장을 대상으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지를 검증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전 총장이 1999년 옷로비 사건 청문회 이후 국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김 전 총장은 의정부 법조 비리 사건에 대한 윗선의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여부를 묻는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의 질문에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도 없고, 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형 법조 비리가 처음 터졌는데 여론이나 분위기로 볼 때 봐주고 할 문제가 아니었다”라며 “쓸데없는 잡음이 날까 싶어서 검찰에 당시의 자료를 보자고 하지도 않고 기억에만 의존해 나왔다. 당시 형사처벌된 판검사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 때문에 봐주지 않았나 하는데 솔직히 기억은 안 나지만 봐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가 서울지검 3차장 재직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 씨의 히로뽕 투약 사건에 대해 봐주기 구형을 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지만 씨는 당시 흥밋거리일 수는 있어도 검찰의 큰 관심은 아니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검찰 후배인 정 후보자에 대해 “착하고 어질다는 인상을 받았다. 순진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성품을 알 수 있다”라며 “강직하고 무슨 일을 맡겨도 믿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출석하라고 통보된 증인 4명(전체 증인은 9명) 가운데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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