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유화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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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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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위협 중단하라” 하루 3차례 강력 경고
케리 美국무, 韓-日과 공조 착수… 中과도 물밑 협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일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쏟아냈다. 자신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대북 유화정책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며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미국과 국제사회가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런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절대로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그 잘못된 행동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해 핵이나 미사일 개발이 아닌 민생 문제에 집중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북한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데 사태를 악화시켜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도 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김장수 간사와 윤병세 위원으로부터 25분간 북한 핵실험 긴급 현안보고를 받고 “북한은 이것(핵실험 도발 위협)을 당장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라고 경고했다. 인수위 관계자들에게는 “정권이 교체되는 과도기에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의 도발 위협에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대책을 강구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 “北, 세계에 등돌리고 생존하려해선 미래없다” ▼

박 당선인은 앞서 페리 전 장관과의 비공개 접견에선 “세계에 등을 돌리고 생존하려는 건 미래가 없다는 일관되고 확실한 메시지를 북한에 분명하게 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단순히 한반도, 동북아 문제를 넘어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단초이자 시작”이라며 “우리 모두 단호한 의지를 갖고 지혜롭게 풀어 핵 없는 세상의 시발점을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은 수주일 내에, 심지어 당선인의 취임 전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히 박 당선인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정책협의단을 만나서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유화정책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분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새 정부의 경제 안보정책 기조와 철학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었으니 잘 설명해 달라”라는 말을 하면서였다.

북한 핵실험을 막기 위한 현 정부와 국제사회의 공조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존 케리 신임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4일 밝혔다.

케리 장관은 4일 첫 출근에 앞서 국무부 당국자와 보좌관으로부터 북한 핵실험 동향을 보고받고 핵실험 저지를 위한 중국과의 물밑 협의를 지휘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회동해 북한 핵실험 저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임 본부장은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중국이 마지막 순간까지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당부했다.

중국 측은 현재 지재룡 대사 등 주중 북한대사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북한의 핵실험을 만류하고 있으나 핵실험에 대비한 주변국과의 대북 제재 논의는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4일 동해상에서 미국의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6900t급)과 이지스 순양함 ‘샤일로함’(9800t급) 등이 참여하는 연합 해상훈련에 돌입했다. 6일까지 진행되는 이 훈련은 북한 핵실험 도발 가능성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대북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윤완준·이정은 기자 zeitung@donga.com
#박근혜#대북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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