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김용준 총리후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장남 8세-차남 6세때 서초동 674㎡ 땅 취득… 증여세 탈루 의혹

金총리후보, 인수위 업무보고 참석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겸 대통령직인수위원장(앞줄 오른쪽)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 앞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앞줄 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金총리후보, 인수위 업무보고 참석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겸 대통령직인수위원장(앞줄 오른쪽)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 앞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앞줄 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두 아들이 어린 시절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편법으로 증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취재 결과 과거 김 후보자가 “모친이 두 아들의 명의로 매입해줬다”라고 해명한 것과 달리 제3자 명의에서 두 아들 소유로 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 아들들이 증여세를 냈는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김 후보자는 1993년 고위공직자 첫 재산신고 때 자신과 부인, 두 아들의 재산을 포함해 대법관 중 가장 많은 29억8883만 원을 신고했다. 당시 관보에 공개된 재산 명세에 따르면 이 중 장남과 차남 명의의 재산이 18억8607만 원이었다. 11억여 원으로 신고한 김 후보자와 부인의 재산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장남 현중 씨는 1974년 6월 경기 안성시 삼죽면 배태리 일대에 7만3388m²(약 2만2200평·1억6365만 원)의 땅을 취득했다. 또 장남과 차남 범중 씨 공동 명의로 1975년 8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674m²(약 204평·19억8741만 원)의 대지와 건물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1975년 당시 두 사람은 각각 8세와 6세였다. 1993년 공개된 두 아들의 재산 총액에서 채무 2억6500만 원은 제외됐다.

김 후보자는 1993년 재산공개 때 논란이 되자 “재력가인 모친이 매입해준 것”이라고 언론에 해명했다. 하지만 25일 동아일보와 채널A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해당 부동산의 직전 명의자는 김 후보자의 모친이 아니었다. 본보가 입수한 폐쇄등기부 증명서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두 아들은 1975년 8월 제3의 인물인 김모 씨로부터 이 땅을 매입했다. 안성시 토지도 당시 안성엽연초생산조합(담배공사)으로부터 매입했다.

결국 1993년 해명이 사실이라면 김 후보자의 모친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땅을 매매 형식으로 두 손자에게 증여한 것이 된다. 부동산실등기자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이 시행된 1995년 이전의 거래였기 때문에 명의신탁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정상적으로 증여했다면 모친 명의로 이전한 뒤 두 손자에게 증여하고 이에 따른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는 증여가액의 최대 50%다. 한 세대를 뛰어넘어 증여(세대 생략 증여)되면 증여세액의 30%가 할증된다. 반면 매매 형태로 취득하면 양도차익의 최고 35%인 양도소득세를 낸다. 결국 명의신탁됐던 땅을 매매 형태로 증여해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채널A 영상] 김용준, 책임총리 자격이 부족하다?

두 아들의 땅 매입자금에 대해 김 후보자가 어떻게 신고했는지도 관심사다. 어린 두 아들이 거액의 매입 자금을 사실상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과세 당국은 증여로 보고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이에 대한 과세가 이뤄졌는지, 김 후보자가 세금을 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1975년에 취득한 서초동 토지에 지은 다가구주택의 건축비를 두 아들이 어떻게 조달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당시 김 후보자의 두 아들이 매입한 땅은 나대지였는데 1990년 토지초과이득세 제도가 시행된 이후 1991년 5월 17일 건물이 착공됐다. 이후 지상 1층, 지하 1층의 다세대 양옥 주택이 지어졌고 4개월 뒤인 9월 8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이 건물은 아직도 정식으로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주택 신축 당시 24세였던 두 아들이 신축 경비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안 씨에 따르면 서초동 부동산은 지난해 1월 3.3m²당 공시지가가 2200여만 원, 주택 공시지가가 35억 원이다.

김 후보자는 25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나 두 아들의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할 말 없다. 총리실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채널A 영상] 김용준 두 아들 면제 사유는 체중미달-통풍?


[채널A 영상] 총리 부인이 퍼스트레이디? 김용준 지명자 부인 주목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용준 총리후보#부동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