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6]“국정원 선거개입” vs “민주당 선거공작”… 文비방 댓글說 진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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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직원 집앞 이틀째 대치

물 건네받는 국정원 직원… 저지당하는 국정원 대변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가 야구 모자를 눌러쓴 채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집 문틈으로 어머니가 건네는 생수 병을 받고 있다. 걸쇠를 걸어서 문틈이 좁아 2L 생수 병이 들어가지 
않자 김 씨 어머니는 “수돗물을 마시라”고 말하고 빵 봉지만 건넨 채 돌아섰다(왼쪽). 12일 오전 김 씨의 오피스텔 출입문 
앞에서 국정원 대변인(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대기 중인 민주당 관계자들과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관계자는 김 
씨를 만날 계획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저지당했다. 뉴시스·연합뉴스
물 건네받는 국정원 직원… 저지당하는 국정원 대변인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가 야구 모자를 눌러쓴 채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집 문틈으로 어머니가 건네는 생수 병을 받고 있다. 걸쇠를 걸어서 문틈이 좁아 2L 생수 병이 들어가지 않자 김 씨 어머니는 “수돗물을 마시라”고 말하고 빵 봉지만 건넨 채 돌아섰다(왼쪽). 12일 오전 김 씨의 오피스텔 출입문 앞에서 국정원 대변인(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대기 중인 민주당 관계자들과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관계자는 김 씨를 만날 계획이었지만 현장에 있던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저지당했다. 뉴시스·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당원들은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고 지목한 국가정보원 직원 김모 씨(28·여)의 오피스텔 문 앞을 이틀째 막아선 채 출입을 봉쇄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민주당의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이번 주 내에 김 씨를 불러 조사하겠다고 12일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김 씨와 김 씨의 상관인 국정원 심리정보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했다. 하지만 고발장에는 김 씨의 혐의를 특정할 만한 증거나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발장에는 지난 이틀간 김 씨가 오피스텔에 출입한 현황 등이 있을 뿐 김 씨가 작성한 댓글이나 필명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이날 오전 김 씨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려 했으나 민주당으로부터 범죄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 김 씨는 경찰에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당장은 소환조사에 응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일 오후 7시 반 경찰은 김 씨 동의를 얻어 서울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3명, 민주당 관계자 1명과 함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김 씨 오피스텔에 들어갔지만 컴퓨터가 꺼져 있고 여성 소품들이 놓여 있어 인적사항만 확인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위법으로 볼 만한 자료를 발견할 수 없었고 제보자도 위법을 입증한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해 컴퓨터 내용물을 조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을 비롯한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11일 저녁부터 오피스텔 문 앞에 진을 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국회 차원이나 민주당 조사가 아니라면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가 현행범이 아니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 없이 강제로 수색할 근거가 없다”며 철수했다.

12일 저녁 김 씨 부모가 딸을 만나러 왔지만 민주당 관계자들은 부모의 출입을 막았고 가져온 음식만 비닐봉지 안을 살펴본 후 안으로 들여보냈다. 아버지 김모 씨(57)는 “딸은 2년 전부터 이 집에 입주해 살았다. 이사할 때도 다 챙겨주고 했다. 딸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상태다. 완전 감금 상태지 않냐”고 항의했다. 어머니는 “안에 음식이 없다. 탈진 상태라고 해 링거라도 맞히고 싶은데 지금 저렇게 막고 있으니 답답하다”며 “이 오피스텔은 남편이 퇴직하면서 노후 대비 등 목적으로 산 집이다. 1가구 2주택이 되면 안 되니 사업자등록을 해놨다. 그래서 딸이 주소를 옮겨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씨는 12일 새벽 취재진 등에게 “비방 댓글은 물론이고 대선과 관련해 어떤 글도 인터넷에 남긴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오피스텔이 실제 주거지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등기부등본 사진과 집 내부 동영상을 찍어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

민주당은 문병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정원 선거개입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확실한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성준 대변인은 “자신 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여직원 자취방 난입사건’으로 규정하고 심재철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공작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했다.

한편 TV조선은 11일 밤 민주당 관계자인 A 씨가 오피스텔 앞에서 취재하던 기자와 시비가 붙어 욕설을 하면서 기자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급소를 무릎으로 가격했다고 12일 보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A 씨는 일반 당원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혜원 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선거 국면 뒤집기에 혈안이 된 나머지 취재진까지 폭행하는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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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김태웅·홍수영 기자 sun10@donga.com
#국정원#민주당#선거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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