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문재인과 이념적 차이 느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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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합리적보수-온건진보를 아우르는 입장서 변한게 없어”
캠프 국민소통자문단 오찬… “4대강 보철거 공약 성급했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이념적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가진 캠프 국민소통자문단 위원 18명과의 오찬에서 ‘지난달 문 후보와의 단일화 TV토론에서 두 후보 간에 논란이 있었는데 그 후 입장 변화가 좀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합리적 보수와 온건 진보를 아우르는 입장에서 변한 게 하나도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안 전 후보는 “단일화 TV토론에서도 (문 후보와의 차이를) 확인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그 발언은 단일화 TV토론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둘러싸고 문 후보가 단일화 파트너임에도 안 전 후보를 ‘이명박 정부와 다를 게 없다’라고 몰아붙인 부분에 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후보와 이념적 차이를 느꼈다’라는 안 전 후보의 발언은 그의 후보직 사퇴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가 단일화 방식에서의 갈등뿐만 아니라 문 후보와 좁힐 수 없는 이념적 간극을 절감한 점이 후보 사퇴에 영향을 끼쳤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향후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선거 지원 여부와 관련해서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안 전 후보는 또 “4대강의 보가 다 건설된 상황에서 ‘보 철거를 검토하겠다’라는 부분이 (우리) 캠프 정책에 포함됐다”라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리뷰(검토)를 먼저 한 뒤 불필요한 부분이면 보를 철거하지만 리뷰도 하지 않고 덮어놓고 철거하겠다는 건 내 생각과 맞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다른 참석자가 전했다. 안 전 후보는 “출마 선언을 늦게 하고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정책에 들어가기도 했다”라며 4대강 보를 사례로 들었다고 한다. 안 전 후보 측은 지난달 정책을 발표하면서 4대강 사업의 대폭 축소를 전제로 “4대강 대형 보의 철거 여부를 검토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간에 쫓겨 공약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정책이 발표되기도 했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안철수#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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