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SNS 초기 민심이 승패 좌우”… 여야, 인터넷 여론잡기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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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성없는 포털-SNS 전쟁

지난달 2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방송광고가 전파를 타자 일부 누리꾼은 “문 후보가 앉은 의자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해외 유명 가구 디자이너의 제품”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인터넷 포털 댓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파문이 확산되자 캠프 SNS 지원단은 곧바로 문 후보와 부인 김정숙 씨에게 ‘인터넷 여론’을 보고했다. 김 씨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중고품을 50만 원에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문 캠프 관계자는 “인터넷과 SNS상에선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실시간으로 정보가 확산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기 여론을 형성하는 인터넷과 SNS 여론에서 밀리면 전체 대선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캠프 내부에선 ‘명품 의자’ 파문이 지지율에 돌발악재가 됐지만 신속한 대응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일반적으로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관련 사안이 지지율에 반영되는 데는 하루 이틀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침묵의 나선형 이론’으로 설명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소수의견이라고 생각하면 그 의견을 드러내기보다는 침묵을 지키다가 자신의 의견이 다수 여론에 의해 검증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의사표시를 한다는 것.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 검증의 첫 장소로 댓글 여론이 중요한 인터넷과 실시간 의견교환이 이뤄지는 SNS 공간을 꼽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3일 “정책이슈, 사건이슈 등이 터져도 사람들은 곧바로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며 “주변 사람들과 언론, 인터넷 여론 등의 평가를 확인한 후 비로소 평가를 내린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각 후보 캠프는 인터넷 여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캠프는 일찌감치 포털과 SNS를 총괄하는 별도의 팀을 꾸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는 광고·마케팅·이벤트를 담당하는 기획실, 모니터링 중심의 상황실, 채널운영실, 기존 당 SNS 조직과 협업하는 대외협력실 등을 망라한 SNS 본부를 만들었다. 상근자만 20여 명이다.

문 후보 캠프에선 40여 명으로 구성된 SNS 지원단이 인터넷 및 SNS와 관련한 기획, 모니터링, 플랫폼 운영, 메시지 기획 등을 담당한다. 문용식 온라인 대변인은 “SNS와 포털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며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캠프 모두 소위 ‘알바’를 동원한 인위적인 인터넷 여론 형성에 대해선 “우리의 역할은 잘못 알려진 ‘팩트’를 바로잡아주는 것”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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