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내부 적과의 전쟁서 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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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서 “오만 넘지 못해”… 최재경 중수부장 사표 반려

“저는 내부의 적과의 전쟁에서 졌습니다.”

한상대 검찰총장(53·사법시험 23회·사진)이 ‘뼈 있는 한마디’를 던지고 29년간의 검사생활을 마무리했다. 한 전 총장은 3일 오후 3시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제게 가장 어려운 싸움은 내부의 적과의 전쟁, 바로 우리의 오만과의 전쟁이었다”며 “우리의 오만을 넘지 못하고 여러분의 이해와 도움을 얻지 못해 이 전쟁에서 졌다”고 밝혔다. 이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는 내용의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려다 특별수사라인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닥쳐 사퇴하게 된 자신의 상황에 대한 회한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퇴임사를 마친 한 총장은 활짝 웃는 얼굴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등 검찰 고위간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대검 청사를 떠났다.

한 총장은 이날 오전 퇴임식에 앞서 지난달 30일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이 제출한 사표를 반려했다. 대검 관계자는 “한 총장이 최 중수부장의 사표 제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조직의 안정을 위해 사표를 내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대검 차장과 논의한 끝에 사표 반려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중수부장은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현재 감찰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감찰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한상대#퇴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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