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李씨에게 “피의자” 호칭… 사무실 주변 바리케이드 경비 삼엄

  • 동아일보

■ 출석-조사과정 이모저모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헤라피스빌딩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은색 카니발 승용차를 타고 온 시형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짧게 답한 후 곧장 5층 영상조사실로 올라갔다.

시형 씨는 미리 준비해온 자료를 특검팀에 내보이며 적극적으로 자기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낮 12시 30분까지 오전 조사를 마친 뒤 수사에 참여한 특검팀 관계자들과 함께 인근 중식당에서 배달시킨 볶음밥으로 식사를 했다.

조사실에는 법원장 출신 변호인인 이동명 변호사가 입회했다. 특검팀에서는 검찰 출신인 이석수 특검보와 이헌상 부장검사가 조사에 번갈아 참여했고 시형 씨에게 신문할 때에는 ‘피의자’라는 명칭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시형 씨가 대통령의 아들이긴 하지만 통상적인 피의자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특별대우 없이 원칙대로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특검 사무실 근처 경비는 종일 삼엄한 모습이었다. 청와대 경호처는 이시형 씨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사무실 앞 골목길에 1.2m 높이의 철제 바리케이드를 50m가량 세워뒀고 드나드는 차량도 통제했다. 시형 씨는 경호원 10여 명도 대동했다. 특검 사무실이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일반 사무용 빌딩인 데다 주변에 빌딩이 밀집해 있어 경호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날 시형 씨 경호는 대통령과 가족을 경호 대상으로 규정한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4조에 따라 청와대 경호처가 전담했다. 경호처는 직원 1명을 조사가 이뤄지는 특검 사무실 건물 안에 배치하기도 했다. 또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 100여 명과 사복 경찰 30여 명이 현장에 배치됐고 특검 사무실이 있는 골목길 100m 구간의 양쪽 진입로가 전면 차단돼 사전에 비표를 받은 취재진만 출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이시형#내곡동#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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