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에 빠진 대선]朴 vs 文 과거사 난타전에 安 어부지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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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새 정치’ 이미지 부각… NLL논란후 홀로 지지율 상승

과거사를 둘러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진흙탕 싸움이 갈수록 격해지면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는 양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과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당 차원을 넘었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까지 직접 흙탕물에 발을 담그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서로 상처를 입고 안 후보만 제3지대에서 ‘새 정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

기성 정당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치를 전면에 내걸고 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로서는 지금의 여야 공방을 내심 즐기고 있다. 대선 구도가 안 후보 측의 전략대로 ‘낡은 정치’ 대 ‘새 정치’ 프레임으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이후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조금씩 하락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안 후보는 박, 문 후보와는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이 NLL과 정수장학회 공방에서 아예 빠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세는 캠프에서 하고 후보는 긍정적 메시지를 던지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는 혁신경제, 재벌개혁, 정치쇄신, 일자리 공약 발표에 이어 11월 초까지 차근차근 공약을 앞세운 정책 대선을 이끌며 국민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추석 연휴 이후 한 달 가까이 과거사 공방만 해온 박, 문 후보 진영에서도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들도 과거사 공방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미래를 놓고 논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의 엄경영 부소장은 “국민들은 대선을 통해 한국의 미래를 얘기하고 각 후보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을 알고 싶어 하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5년 전, 50년 전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있다”면서 “두 정당이 역설적으로 ‘안철수 현상’이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NLL논란#과거사#대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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