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靑 탐문수사 시도…이시형씨 25일 피의자 신분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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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형씨가 6억 대출받은 농협 靑지점 조사차 방문
로비 신원확인 길어지자 신분노출 우려 발길돌려… 뒤늦게 파악한 靑 술렁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34)에게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현직 대통령 아들이 특검 수사에 소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형 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는 피고발인 신분으로 서면조사만 받았다.

특검 관계자는 “시형 씨에게 소환장을 보냈으며 출석 시간은 경호상 문제로 알려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은 시형 씨를 대상으로 용지 매입자금 11억2000만 원 중 의혹이 제기된 6억 원의 조성 경위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시형 씨는 검찰 서면조사에서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79)의 서울 광진구 구의동 자택에서 6억 원을 빌린 뒤 이를 직접 김세욱 전 대통령총무기획관실 행정관(58·별건 구속기소)을 찾아가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손쉬운 계좌이체가 있는데도 6억 원을 현금뭉치로 운반했다는 점에서 시형 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보고 자금 출처가 다른 곳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특검은 경호처와 시형 씨가 함께 산 내곡동 20-17 대지에 대한 시형 씨 측 최종 지분이 63%(경호처 37%)로 당초(53%)보다 10%포인트 많아진 점을 포착하고 지분 변동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검 수사 개시 하루를 앞둔 15일 돌연 중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24일 오후 중국에서 출발해 부산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특검 수사팀원들이 농협 청와대지점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 탐문 조사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청와대 일반 출입문인 연풍문 1층 로비에서 청와대에 들어가려다 신분 확인 절차가 길어지자 특검 수사팀이라는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청와대 진입을 포기하고 되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 청와대지점은 시형 씨가 본인 명의로 모친 김윤옥 여사 소유의 서울 논현동 땅을 담보로 6억 원을 대출받은 곳이다.

청와대는 수사팀이 돌아간 후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극비리에 방문 목적과 경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때 청와대에선 수사팀이 내곡동 사저 터 의혹과 관련해 특검 역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안에 들어와 대통령경호처와 총무기획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특검과 특검보의 얼굴 정도만 알지 수사팀 관계자들의 인상착의는 잘 모르기 때문에 수사팀의 방문 사실을 나중에야 파악할 수 있었다”며 “구체적인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특검#이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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