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저항 중국 선원 해경 고무탄에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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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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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앞 불법조업 단속 과정서… 외교부, 中대사관에 유감 표명

中어선, 철판-쇠창 무장하고 태극기로 위장하고… 16일 오후 전남 홍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선원이 한국 해양경찰의 단속에 저항하다 고무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달 24일 제주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해경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한국 해경의 단속을 방해하기 위해 선체에 철판을 4m 높이까지 두르고 하단에 쇠꼬챙이를 돌출시켰다. 조합 허가를 받은 배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중국 오성홍기 옆에 태극기를 걸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中어선, 철판-쇠창 무장하고 태극기로 위장하고… 16일 오후 전남 홍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선원이 한국 해양경찰의 단속에 저항하다 고무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달 24일 제주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해경의 단속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한국 해경의 단속을 방해하기 위해 선체에 철판을 4m 높이까지 두르고 하단에 쇠꼬챙이를 돌출시켰다. 조합 허가를 받은 배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중국 오성홍기 옆에 태극기를 걸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한국 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의 선원 1명이 해양경찰의 단속에 저항하다 고무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이 자국민의 사망에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불법 조업 어선의 단속을 둘러싼 한중 간 외교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해경에 따르면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09함은 16일 오후 3시 45분경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90km 해상(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 8km 지점)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달아나던 중국 어선 노영어 9627호(100t급·쌍타망)와 선박명이 없는 무허가 선박 등 2척을 나포했다.

해경의 나포 과정에서 노영어 9627호에 탄 중국인 선원 12명은 어선에 쇠꼬챙이를 박고 칼과 톱 등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에 해경 대원들은 흉기를 휘두르던 장송문 씨(44)에게 비살상용 고무탄 5발을 발사했다.

장 씨는 왼쪽 가슴에 고무탄 1발을 맞고 쓰러졌고 목포해경 소속 3009함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다. 장 씨는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6시경 숨졌다. 해경은 당시 상황 및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정당한 단속과정에서 장 씨 등이 극렬하게 저항하고 해경 대원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껴 진압 장구를 사용했다”며 “고무탄을 맞고 숨진 경우가 없었던 탓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해경은 장 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경은 노영어 9627호 등 2척이 멸치 2t을 한국 수역에서 불법으로 잡은 사실을 확인했다.

불법조업하던 중국 선원이 한국 해경의 총에 맞아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2010년 12월 군산 어청도 인근 바다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인 리융타오(李永濤) 씨가 사망했지만 당시 그는 해경의 단속 과정에서 바다에 빠져 익사했다.

외교부는 이날 해경 측으로부터 장 씨의 사망 사실을 통보받고 이를 즉시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 통보하고 유감을 표시하는 등 신속한 대처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은 우리 해경의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계 당국이 관련 법규에 따라 조사와 사후 처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경위야 어찌됐든 중국 선원이 숨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정부는 책임 소재와는 별개로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달했고, 앞으로 숨진 선원의 시신 수습과 장례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는 데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중국#어선#고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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