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부마민주항쟁 희생자-가족에 깊은 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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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사 공식 사과 3주만에 통합행보 재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국민대통합 행보를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한 뒤 3주 만이다.

박 후보는 15일 경남 창원 마산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경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내일(16일)이 부마민주항쟁 기념일이다.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정리가 안 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저와 새누리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마항쟁은 유신 말기인 1979년 10월 박정희 정권에 맞선 대규모 시위사태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하는 10·26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박 후보가 아버지의 최후를 가져온 부마항쟁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월에는 박 전 대통령 서거(26일) 33주기, 유신헌법 선포(17일) 40주년 등 과거사 기념일이 몰려 있어 야권이 대대적인 ‘과거사 공세’를 펼 것이란 관측 속에 박 후보가 선제적으로 이 문제를 다시 정리한 것이다.

▶본보 9일자 A3면 유신의 10월… 여야, 다시 과거사 격돌


또 박 후보는 “경남지역은 경제 성장의 역사를 쓸 때는 산업화의 전진기지였고,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갈 때는 민주화의 성지였다”며 “이곳 경남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 현대사의 상징적 지역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부마항쟁뿐 아니라 1960년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3·15 의거와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경남지역이 큰 역할을 했던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일호 목사
이일호 목사
새누리당은 이날 국민대통합위원으로 고신대 재학 중 부마항쟁을 주도했던 이일호 목사를 영입했다. 이 목사는 당시 검거돼 고문을 당했고, 그 후 영국 웨일스대에서 이스라엘 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충남대 다문화연구소 등에서 활동했다. 박 후보는 16일엔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날 안동선 이윤수 전 의원 등 전직 민주당 의원 20명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 지지와 입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 등은 “우리는 유신 반대를 위해 격렬하게 투쟁했던 사람들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대통합을 위해 박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도자의 공은 눈감고 과만 보고 삿대질하는 것은 외눈박이 역사관이다. 박정희는 성공했고 김일성은 실패했다”며 “민주와 진보의 이름으로 표만 되면 종북세력과도 손잡겠다는 한심한 이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입당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주에 전직 원외위원장, 시장, 군수 등이 추가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만났다. 한 부위원장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 받은 뒤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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