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사퇴시사 안대희 설득 급진전

김무성, 새누리 총괄선대본부장 맡을듯… 서병수는 당무본부장으로 역할 축소

안대희 달래는 박근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안대희 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오른쪽)이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치쇄신특위 주최의 ‘국민대통합 심포지엄’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박 후보는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당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하면 사퇴하겠다는 안 위원장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왼쪽은 기조발제자로 나선 조순형 전 의원.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무성 (전) 의원(사진)이 이번 선거를 총괄해 책임져 주세요.”

8일 저녁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의장단과의 긴급 회동에서 박근혜 대선후보가 ‘김무성’의 이름을 꺼냈다. 돌고 돌아온 선택이었다. 김 전 의원은 4월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백의종군을 선언해 총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으나 박 후보는 5월 전당대회 때 그가 당 대표 카드로 떠올랐을 때도, 9월 선대위 인선 때 실무진이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에 임명하는 안을 제시했을 때도 김 전 의원을 외면했다.

하지만 코너에 몰린 당 지도부를 지켜내기 위해 수습 카드로 그를 선택한 것이다. 박 후보는 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이) 앞으로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의 구원등판으로 당 지도부와 친박 2선 퇴진론으로 촉발된 당 내홍은 수습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 발언을 쏟아냈던 김성태 의원은 “대선 체제의 변화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선대위의 실무를 총괄하는 총괄선대본부장 자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오, 정몽준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 등을 접촉해 당내 역량을 총결집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상도동계 출신인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동교동계 영입인사들과의 가교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친박 좌장’ 자리를 허락하지 않은 박 후보였지만 이번에는 김 전 의원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후보가 “지도부 누구도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황우여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이한구 원내대표도 의장단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김 전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게 됨에 따라 서병수 사무총장은 당무본부장으로 역할이 축소돼 당무와 공조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이날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국민대통합위원장 임명 움직임에 반발하는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도 접촉해 설득했으며 안 위원장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와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다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