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여론조사]충청 요동… 朴, 文- 安과 1.4~1.6%P차 박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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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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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동아일보가 2일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여야 후보 간 양자대결 지지율도, 야권의 단일후보 선호도도 모두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다. 대선 승리로 가는 험로의 1차 분수령으로 여겨진 ‘추석 밥상 대결’에서 누구도 확실한 승자가 되지 못한 셈이다.

이런 혼전 양상을 주도한 것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다. 문 후보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밀리고 문 후보에게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 요동치는 충청 민심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 47.4%, 문 후보 44.5%로 격차는 2.9%포인트에 불과했다. 9월 8일 본보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22.4%포인트였다. 한 달도 안 돼 격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문 후보의 약진은 충청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이 지역에서 박 후보는 44.8%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43.4%)와의 격차가 1.4%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5∼27일 실시한 R&R 조사와 비교해 박 후보의 지지율은 충청 지역에서만 12.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추석 연휴를 거치며 8.2%포인트 올랐다.

박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도 충청지역에서 박 후보는 45.3%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43.7%)를 1.6%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두 사람의 맞대결 상황에서도 박 후보의 충청 지역 지지율은 추석 전후 7.1%포인트 빠졌다.

충청 지역이 요동치는 추석 민심의 중심에 놓인 점은 박 후보로선 긴장할 대목이다. 충청은 대구·경북(TK)과 함께 박 후보의 든든한 지지 기반으로 꼽혀 왔지만 ‘세종시 프리미엄’이 4·11총선 이후 힘을 잃고 있는 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K에선 문재인 상승세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양자대결을 펼칠 경우 서울은 48.0% 대 47.5%, 경기·인천은 45.0% 대 44.9%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추석 연휴 직전 민심과 비교하면 박 후보의 지지율은 별 차이가 없었으나 문 후보의 지지율은 서울에서 3.4%포인트, 경기·인천에서 2.0%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에서 박 후보와 안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면 안 후보가 모두 우세했다. 서울에서는 안 후보 51.8%, 박 후보 42.1%로 격차는 9.7%포인트였다. 경기·인천에서는 안 후보가 추석 직전보다 2.7%포인트 오른 51.4%의 지지를 얻은 반면 박 후보는 2.3%포인트 떨어진 41.1%의 지지를 얻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선 박 후보가 앞서긴 했지만 문, 안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추석 직전과 비교해 박 후보의 지지율은 문 후보와 맞대결 시 2.5%포인트 오른 51.9%, 안 후보와 맞대결 시 3.6%포인트 상승한 49.7%의 지지를 받아 두 후보를 모두 앞섰다. 하지만 문 후보가 41.1%의 지지를 얻어 추석 직전보다 1.5%포인트 올랐다. 다만 이 지역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추석 전후로 6.3%포인트 떨어졌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이 지역 출신이지만 지역 연고가 강한 문 후보에게 표가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 40대, 야권으로 기우나

40대 허리전쟁에서 박 후보는 고전하고 있다. 박 후보는 40대에서 37.1%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56.6%)에게 19.5%포인트 뒤졌다.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40대에서 34.8%로 안 후보(58.8%)에게 24.0%포인트 밀렸다. 2030세대가 야권 후보를, 5060세대가 박 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40대의 무게중심이 야권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석 직전 조사와 비교해 40대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폭이 컸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8.0%포인트, 안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3.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40대에서 문 후보는 추석 전후로 9.2%포인트, 안 후보는 6.6%포인트 상승했다. 박 후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인식 논란이 40대 지지율 하락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더 공고해지고 있다. 60대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 시 추석 전보다 3.1%포인트 오른 69.6%의 지지를 얻었다. 안 후보와의 맞대결에서도 70.9%의 지지를 얻어 추석 전보다 지지율이 6.4%포인트 올랐다.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20대 44.4%, 30대 34.6%, 40대 27.6%가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젊을수록 지지 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선까지 남은 70여 일간 후보들이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동아일보-R&R 추석연휴 뒤 대선 여론조사 통계표
#지역별#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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