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의무교육 12년으로 1년 확대”… 경제개혁 발표는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소학교 과정 1년 늘리고 중학교, 초급-고급 분리
경제개혁 핵심 곽범기 예산위원장에 임명

북한은 25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6차 회의를 열어 의무교육 기간을 현행 11년에서 12년으로 1년 늘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경제개혁조치는 발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최고인민회의는 학제를 기존 ‘취학 전 1년→소학교 4년→중학교 6년’에서 ‘취학 전 1년→소학교 5년→초급중학교 3년→고급중학교 3년’으로 바꾸는 내용의 법령을 채택했다. 5∼17세를 대상으로 한 무료교육이다. 중학교를 초급과 고급으로 나누는 것은 내년부터, 소학교 과정을 1년 늘리는 것은 2014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보고에서 “수학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의 일반 기초지식을 주는 데 기본을 두면서 컴퓨터기술교육, 외국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혀 ‘실용교육’ 위주로 교과과정이 개편될 것임을 내비쳤다. 통일교육원 이미경 교수는 “소학교 과정을 1년 늘린 것은 과학기술교육과 의식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며 “교육제도 정비를 통해 북한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을 최희정 노동당 과학교육부장에서 곽범기 당 계획재정부장(사진)으로 교체했다. 곽 부장은 1998∼2010년 부총리로 재임하면서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등 개혁조치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예산위원장은 예산안 작성·심의·집행을 담당하는 자리로 김정은이 경제개혁을 추진할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의 안건은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실시함에 대하여’와 ‘조직문제’ 등 두 가지라고 밝혔다. 경제개혁은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조치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책을 본격 시행하기 전에 시험실시를 해봐야 하는데, 김정은이 집권한 지 1년이 되지 않았고 추곡을 아직 못해본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부문을 손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회의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고도 발표를 늦추는 것일 수도 있다. 일례로 7·1조치의 경우에도 2002년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논의됐고 7월 1일 시행했지만 일절 공개되지 않다가 7월 26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처음 보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김정은#곽범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