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경제민주화 빌미로 反기업 정서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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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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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5단체장 오찬 간담회… “기업 의욕상실” 하소연에 “투자-소비위축 걱정” 공감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경제민주화 논의와 관련해 “경제민주화를 빌미로 과도한 반(反)기업 정서가 일방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재계가 앞으로 ‘이렇게 (우리도 변화)할 것이니 정치권도 이렇게 해 달라’고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최금락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나도 공생발전과 동반성장을 얘기하고 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보완적으로 일하면서 대기업 문화를 바꿔 보자는 것”이라며 “대기업이 잘돼야 중소기업도 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만 이익을 보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반대하지만 경제민주화 논의가 ‘대기업 때리기’ 식의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여야 대선후보가 모두 대기업 견제를 담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논란도 예상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6월 28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정치권에서 무조건 대기업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집권여당은 그렇게 가면 안 된다. 재계와 대화하면 서로 이해하고 (생각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서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허창수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은 간담회에서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로 기업들의 의욕이 상실되는 측면이 있다. 기업들에 대한 사기 진작도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성장과 안정이 바탕이 돼야 하고 어떤 정책을 내놓더라도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것을 의식해 “기업인들에 대한 국회의 과도한 출석 요청이나 일부 노사 관련 입법안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공감을 표시한 뒤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가 줄고 소비가 위축되는 것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고 정부는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음료로 포도주스가 나오자 “경제5단체장을 격려하고 위로하려고 초청했는데 주스로 되겠느냐”며 즉석에서 와인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명박#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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