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 “경제민주화, 담론에 불과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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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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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강연서 한국 정치권에 일침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68·사진)가 18일 “경제민주화는 ‘담론’에 불과할 수 있다”며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권에 일침을 가했다. 복지 공약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첫 정책 구상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관통하는 것이 결국 일자리”라고 한 데 대해 “생각을 구체화할 실천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세계경제연구원이 주관하고 삼성전자가 후원했다.

소르망 교수는 “문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되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는데 일자리는 정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억지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깊이 있는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어떻게 혁신적인 기업의 수를 늘리고 지원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복지제도를 확충하는 데 한국적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복지제도와 관련해)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정의를 더 높은 수준으로 실현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재벌과 관련해 나라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재벌로 인해 젊은 기업가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점에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소르망 교수는 “재벌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 경제도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재벌이 많은 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젊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일으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기업들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성장해 성공한 중소기업들의 사업 분야까지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현실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한국도 더 많은 젊은이가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경제민주화#기 소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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