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보단장 “인혁당 사과 대상은 당사자 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7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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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새누리당 공보단장이 16일 박근혜 대선 후보의 '인혁당사건 사과'논란과 관련해 "(박 후보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는 말은 여러 번 했다"면서 "유신 자체를 판단 (기준)으로 한다면 그 당시 가족들, 지금까지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다 사과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사과 받을 대상은 피해 당사자이지 그 가족이나 후손까지 확대하면 너무 많아 안 된다는 얘기다.
김 단장은 이날 당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유신체제 및 아버지의 과(過)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사과라는 것이 누구에 대한 사과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단장의 이 같은 발언은 박 후보가 역사인식을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사과'라는 표현을 쓰려고 하지 않는데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김 단장은 이어 최근 파장을 일으킨 박 후보의 인민혁명당 관련 발언에 대해 "유신 자체가 잘못 됐다면 그로 인해 모든 사람이 피해자다. 인혁당 사건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게 선거를 앞두고 일이 벌어진 것이기 때문에 선거용으로 공방이 오가는 것인가, 그것과 관계없이 하는 것인가 (구분해야 한다)"고 말해 박 후보의 왜곡된 역사인식 논란이 선거를 앞둔 정치공세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김 단장은 박 후보가 과거사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언론이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방향이 무엇인지, 좀 진전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전향적이라는 표현이 누가 요구하는 것에 근접해 가는 게 전향적인 것인지, 또는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 전향적인 것인지는 좀 봐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은 17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근혜 후보가 인혁당 유가족이 동의하면 찾아가 뵙겠다고 말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김병호 단장의 발언은 결국 박근혜 후보는 인혁당 사건의 유가족들을 만나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께 미안하다는 말을 대신 전해달라고 하겠다는 말이 된다
"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비판은 강도가 더욱 높았다.
한 네티즌은 '일본이 일제 때 무고하게 죽은 이들의 후손들에게 "사과할 것이 없다"고 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히틀러 "홀로코스트 피해자 가족 후손에게 다 사과해야 하나?", 유영철 "연쇄살인 피해자 가족들에게까지 다 사과해야 하나?"라고 묻는 것과 같은 발언'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김 단장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에 대해선 "괜찮은 분"이라고 평했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박 후보와 비교하기가 좀 어렵다"면서 "이쪽이 객관적이면 그쪽은 주관적이고, 우리가 구체적이면 그쪽은 개념적으로 가고 있다. 스타일도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지난 2007년 박 후보의 대선 경선 캠프에도 참여했던 김 단장은 박 후보가 5년 전에 비해 "학습량이 늘었다. 전방위적으로 내공이 쌓였다"고 평가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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